교도소 장기 수형자 하룻밤 「자유시간」

  • 입력 1999년 6월 29일 18시 43분


“10년만에 온 가족이 깨끗하게 단장한 이 곳에서 꼬박 하루를 함께 보낼 수 있다니 마치 가족여행을 온 것 같네요.”

살인죄로 복역중인 남편을 10년째 옥바라지해 오다가 새로 개관한 ‘부부 만남의 집’의 첫 손님이 된 김모씨(52)는 29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남편과 아버지를 감옥에 보낸 김씨 가족의 고통을 더욱 심하게 만들었던 것은 짧은 면회시간. 고향인 경남 진주에서 천릿길을 달려가도 만난지 10분만에 다시 헤어져야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철창을 사이에 두고 손 한번 제대로 잡아볼 수 없는 면회였던지라 김씨의 시어머니(71)는 언제부턴가 아들을 면회가는 것조차 꺼리게 됐을 정도였다.

법무부는 이러한 장기 수형자 가족의 고통을 달래고 출소 후 사회적응을 돕기 위해 ‘부부 만남의 집’을 안양 대구 대전 광주교도소에 마련해 이날 동시에 개관했다.

부부 만남의 집은 수형자가 가족과 1박2일간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교도소내에 마련된 공간. 침실과 부엌이 딸린 13평 규모의 단독주택이다. 배우자는 물론 직계 존비속이면 누구나 함께 보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음주와 흡연은 허용되지 않지만 일반 가정처럼 음식물을 만들거나 가져가는 것은 물론 외부로의 전화 사용도 가능하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