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R&R조사]『정치인-재벌-세무원 3대 부패직업』

  • 입력 1999년 6월 6일 19시 25분


우리 국민은 정치인 재벌총수 세무공무원 등을 가장 부패한 직업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이나 단체중에는 국회 검찰 기업의 부패가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입법 사법 행정부의 공직자와 이른바 ‘사회지도층’으로 불리는 직업군이 모두 직업별 부패순위 상위권에 포함돼 총체적 불신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동아일보사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 앤 리서치(R&R)에 의뢰해 실시한 ‘한국 사회의 부패 및 청렴도 관련 국민의식 조사’에서 밝혀졌다.

이번 조사는 특별한 비리사건이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지 않은 5월 초순과 중순 사이에 실시됐으며 조사원들이 전국 20세이상의 남녀 1천명을 직접 면접조사했다.

설문에서 제시한 25개 직업중 고위공직자 대기업사장 경찰관 세무관리와 판검사 변호사 등 법조 3륜도 모두 직업별 부패순위에서 10위권에 포함됐다.

부패도가 낮은 것으로 인식된 직업은 농부 집배원 회사원 등이었고, 기관 단체별로는 종교계 문화예술계 읍면동사무소 등이 뽑혔다.

특히 기관별 부패인식도에서 군대가 청와대 금융계 언론계보다 상대적으로 깨끗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사회 전체의 부패지수라 할 수 있는 18개 기관 단체별 부패도의 평균은 67.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각의 기관 및 단체에 대해 부패하다고 응답한 비율의 평균값.

이밖에 응답자의 92.1%가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가 심각하다고 여기고 있었으며 75%는 공무원이나 정치인에게 뇌물을 주면 혜택을 본다고 응답했다. 또 뇌물 범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80% 이상이 10만원에 해당하는 현금 술대접 등을 뇌물로 간주해 뇌물범위를 매우 엄격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지난 6개월간 부정부패를 경험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17%가 뇌물이나 향응을 줬거나 받았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형사정책연구원 연성진(延聖眞)박사는 “조사결과 국민이 시회를 이끌어가는 중추적 기관들과 민원인과 접촉하는 일선 공무원들의 부패가 심각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법조계의 부패인식도가 높게 나온 것은 개인차원보다 이들 기관 전체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watch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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