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옷사건 民心 심상찮다』金법무 자퇴론 대두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야당과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여권에서 “김장관의 ‘자진사퇴’를 통해 다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돼 귀추가 주목된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3일 “현재 김장관의 자진사퇴문제가 본격 거론되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을 두더라도 김장관의 자진사퇴로 파문을 마무리짓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은 김장관의 유임 결정에 대한 여론의 반발이 거센데다 야당도 ‘6·3’ 재선거 이후 본격 공세에 나설 태세인 점을 감안, 다각적인 수습방안의 일환으로 ‘김장관 자진사퇴’ 방안에 대한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 내에서도 김장관의 거취에 대해 자진사퇴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만섭(李萬燮)상임고문은 이날 “법적인 책임과 별도로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김장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각료로서의 자세일 것”이라며 김장관의 자진사퇴를 주장했다.

또다른 중진의원도 “법적 책임과 도의적 책임은 별개”라며 “재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향배를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를 열어 특별검사제를 도입, ‘고급옷 로비의혹사건’을 재수사하고 김장관을 즉각 해임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검찰 수사결과 발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수사를 해 놓고도 제대로 밝힐 수 없는 매우 중요한 뇌관이 따로 있지 않느냐는 의혹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른바 ‘옷사건 몸통론’을 제기했다.

한나라당은 4일 경북 포항 실내체육관에서 이회창(李會昌)총재 등 당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국정평가대회를 개최해 편파 왜곡수사를 규탄하는 한편 7일부터 열릴 예정인 임시국회에서 이번 사건을 집중추궁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또 이날 전국 지구당사무실에 ‘옷사건’의 재수사와 김법무장관의 즉각 해임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내걸도록 지시했다.

〈이동관·김차수기자〉dk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