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신용장 위조사기 기도 조선족사업가 영장

  • 입력 1999년 3월 11일 19시 46분


홍콩의 신용장 위조회사를 동원해 국내 은행으로부터 신용장을 부정 발급받아 다른 금융기관에 할인해 거액을 가로채려 한 조선족 사업가가 검찰에 붙잡혔다.

서울지검 강력부(부장 박영수·朴英洙)는 11일 홍콩 소재 글로벌 파이낸스라는 신용장 위조회사를 통해 가짜 지급보증용 신용장을 발급받아 1천5백만달러(약 1백80억원)를 챙기려 한 전영걸(全榮杰·48·걸우국제투자유한공사 한국지사장)씨에 대해 사기미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2일 씨티은행 버진아일랜드 지점 명의를 도용해 국내 S은행 본점에 지급보증용 신용장을 보낸 것처럼 허위로 전문을 보냈다.

전씨는 S은행이 내용을 확인하기에 앞서 이튿날 신용장 비밀번호가 틀림없다는 가짜 전문까지 추가로 보내 신용장을 승인받으려 한 혐의다.

검찰은 전씨가 연초에 금융기관 인사이동으로 업무파악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측이 신용장 진위여부를 확인하는데 다소 시일이 걸리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전씨가 지난해 지방 C은행과 다른 S은행에도 사기를 벌이려 했다는 것과 관련해 추가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은행이 신용장을 잘못 승인해줄 경우 피해액수에 대해 일부 배상책임이 있는 만큼 사기행각을 사전에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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