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도굴 사건]롯데그룹 『원한관계 아니어서 다행』

  • 입력 1999년 3월 7일 19시 55분


롯데그룹 신격호(辛格浩)회장의 부친 유해 도굴범이 검거되고 도난당했던 유해도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7일 롯데측은 일단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

롯데측은 이날 오후 3시반경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사건이 빨리 해결돼 다행이며 그동한 수사에 힘써준 경찰과 염려해준 국민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신회장은 당초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건강악화를 이유로 취소했으며 대신 ㈜호텔롯데 김병일(金炳一·56)사장을 통해 “이번 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며 다시는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회장이 고령인데다 이번 사건으로 충격을 받아 건강이 상당히 악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측은 또 경찰의 수사브리핑에서 범인들이 회사에 대한 원한이나 불만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금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진데 대해 그룹의 이미지를 훼손당하지 않아 다행스럽다는 반응이었다.

한편 신회장의 동생인 농심그룹 신춘호(辛春浩)회장 등 가족들은 현재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그룹회장실에 모여 시신 수습 절차 등 사후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측 관계자는 “시신 수습 절차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신회장이 독실한 불교신자인 점을 감안할 때 유해를 사찰에 모시거나 화장후 재매장하는 불교식 장례절차를 밟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범인이 붙잡히고 유해를 찾았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울산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신회장의 고향마을 주민들은 “천만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신회장과 먼 친척으로 삼동면장인 신상섭(辛相涉·55)씨는 “천인공노할 범행을 저지른 범인이 빨리 붙잡히고 유해를 찾았다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신회장 부친 묘를 관리해온 신기엽씨(74)도 “묘가 파해쳐진 뒤로 한숨도 자지 못했다”며 “빨리 유해를 고향으로 옮겨 편안하게 모셔야 할텐데…”라며 걱정.

〈홍성철·울산〓정재락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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