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cm 눈에 갇힌「서울」…29일 출근길 교통대란

  • 입력 1999년 1월 29일 19시 40분


올 겨울 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린 29일 새벽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서 제설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출근길 시민들이 ‘교통 대란(大亂)’을 겪었다.

28일 밤 11시반부터 29일 오전 3시40분까지 4시간 이상 쏟아진 눈은 서울에서만 8.5㎝가 쌓였으며 기온이 영하 7도까지 떨어지면서 도로 곳곳이 빙판길로 변했다.

▼ 교통대란

눈이 많이 내린 탓도 있지만 제때에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많은 시민들이 출근길에 고생을 했다. 서울시는 29일 0시20분 비상근무령을 내리고 제설작업을 벌였다고 했지만 이날 오전3시반 취재팀이 돌아본 결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등 일대는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또 주요 간선도로에 대한 제설 작업이 출근시간대까지 마무리되지 못했고 그 외 도로의 제설작업은 러시아워 무렵에야 시작돼 출근길 교통 대란을 유발했다. 특히 기온이 떨어지면서 작업이 끝난 구간도 다시 얼어붙어 대부분 도로에서 시속 10㎞ 내외의 ‘거북 운행’이 이어졌다.

▼ 늑장예보

서울 경기 등 중부지방에 28일 내린 기습 폭설은 기상청 예보능력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날 서울 경기 등 중부지방에 눈이 내리기 시작한 것은 오후 11시반경. 그러나 기상청은 이날 저녁 늦게까지 폭설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이날 오후 5시반 기상청의 강설예보가 처음 발표됐지만 “경기 북부와 강원도에 29일 아침 한때 눈이 오는 곳이 있겠다”는 내용이어서 당일의 폭설과는 거리가 있었다.

갑작스럽게 큰 눈이 내리자 기상청은 서울시에 제설작업을 요청했고 서울시는 곧바로 2천6백여명을 투입해 제설작업에 나섰다.

기상청은 서울시가 제3단계 비상발령을 내린 지 20분이 지난 오후 11시40분에야 대설주의보를 발령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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