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李총재 곧 소환 방침』…「총풍」개입여부 규명

  • 입력 1998년 12월 1일 07시 25분


판문점 총격요청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홍경식·洪景植)는 30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지난해 대통령선거 한나라당 후보때 한성기(韓成基·39·수감중·진로그룹 고문)씨로부터 북한측 인사와의 접촉을 사전 사후 두차례 보고받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주장하고 이를 조사하기 위해 이총재를 곧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씨는 30일 이 사건 1차공판에서 이후보측에 북측인사 접촉과 관련, 두차례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또 한씨가 중국 베이징(北京) 캠핀스키호텔에서 북한측 관계자들을 만나는 동안 이총재의 동생인 회성(會晟·53·전에너지경제연구원장)씨와 국제전화로 두차례 통화한 사실이 이날 공판과 검찰조사에서 밝혀졌다며 이에 대한 수사를 위해 회성씨에 대한 재소환 조사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한씨가 이총재에게 그의 당선을 위해 북한측 관계자를 만난다는 사실을 사전과 사후에 보고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이총재가 총풍사건에 개입했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이총재를 소환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총재가 보고받았다는 진술과 물증을 오래전에 확인하고 이총재의 소환 시점까지 이미 정해놓았는데 30일 총격요청 사건 1차공판에서 이 내용이 불거지는 바람에 소환일정에 다소 차질이 생겼다”며 “그렇지만 당초 일정에서 크게 바뀌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회성씨를 먼저 소환 조사한 뒤 이총재를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한씨가 베이징으로 떠나기 전과 베이징에서 귀국한 뒤 이총재의 수행비서와 운전사에게 보고서를 전달하는 자리에 이총재가 함께 있었기 때문에 이총재가 직접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한씨 컴퓨터에 보관된 문제의 보고서를 입수했다며 이날 보고서 사본을 공개했다.

검찰은 “한씨가 이날 공판에서는 보고서가 이총재에게 전달됐는지 모른다고 진술했으나 검찰 조사때는 ‘이총재가 직접 전달받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수형·부형권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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