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장기화]가계자금 「바닥」…빚얻는 실직자 급증

  • 입력 1998년 11월 5일 19시 17분


실업이 장기화하면서 실직자들의 주머니도 바닥나고 있다. 이들의 생계사정을 보여주는 생활안정자금 대출실적이 두달 연속 1천억원을 넘어섰다.

5일 노동부에 따르면 4월부터 10월까지 모두 7만8백79명에게 4천6백20만원을 대출, 한달 평균 6백65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집계됐다.

월별로는 4∼6월 사이에는 23억∼3백41억원으로 저조했으나 7월부터 실직자 상호보증도 가능케 하는 등 대출요건을 완화하면서 대출신청이 급증했다.

이후 △7월 9백9억원 △8월 9백5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9, 10월에는 각각 1천1백32억원, 1천1백73억원이 나가는 등 두달 연속 1천억원 이상 대출됐다.

대출급증 이유는 자격 완화 이외에도 실직자들의 가계자금이 거의 바닥났기 때문. 퇴직금과 실업급여 등으로 생계를 꾸려오던 실직자들이 이 마저도 끊기면서 생활안정자금을 빌려쓰기 시작한 것이다.

노동부 정병석(鄭秉錫)고용총괄심의관은 “대기업과 금융권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경우 실직자가 늘어나는데다 겨울철에는 일자리도 줄어 실업상태가 심각하다”며 “정부는 실직자들의 생계지원을 위해 11월부터 내년3월까지 1조6천억원을 들여 공공근로사업과 생활자금 추가지원 등을 통해 1백만명에게 혜택을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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