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노동신문, 언론교류-공동사업 원칙합의

  • 입력 1998년 10월 24일 19시 25분


동아일보 방북대표단은 방북 5일째인 24일 오전 노동신문측과 면담을 갖고 기사와 자료의 교환 및 사회 문화 학술 예술 등 각 분야에서 민간교류 및 공동사업을 펼쳐나가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또 남북 언론교류와 공동사업의 성과있는 추진을 위해 양사 대표단의 정기적인 교환방문을 추진키로 했다.

양측은 교류사업의 일환으로 먼저 2000년 남북한 및 외국학자들을 초청해 서울이나 평양에서 동북아 평화문제를 논의하는 학술회의의 공동개최를 남북관계가 호전되는 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평양시내 고려호텔에서 가진 면담에는 동아일보를 대표해 이현락(李顯樂)신문본부장이, 노동신문을 대표해 최양호(崔楊浩)부주필(책임주필은 공석중)이 각각 참석했다.

면담 첫머리에 이본부장은 “1년여 앞으로 다가온 2000년대 들어가서도 남북이 대결상태를 지속할 수는 없다”며 “남의 현실이 북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북의 사정이 남측에 알려지지 않음으로써 불신과 오해가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뢰구축을 위한 첫걸음으로 우선 언론교류가 확대되고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민간교류와 화해협력에 언론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동아일보는 이미 90년부터 노동신문과의 협력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본부장은 이어 가까운 시일내에 노동신문 대표단을 서울에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최부주필은 “남북이 화해하고 협력 단결해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이루는 데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공감을 표시한 뒤 노동신문 대표단의 초청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부주필은 “동아일보는 남측 언론으로는 처음 취재를 목적으로 초청한 대표단”이라고 강조한 뒤 “지금까지의 신뢰관계가 단명(短命)으로 끝나지 않도록 함께 손잡고 앞으로 할 일을 차근차근 협의해 나가자”고 말했다.

그러나 최부주필은 최근 정세와 관련해 “24일부터 시작된 한미일 합동군사훈련 때문에 전국이 매우 긴장된 상황”이라고 설명한 뒤 이 때문에 동아일보 방북단을 노동신문에 직접 초청하지 못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최부주필은 “특히 일부 남측언론이 우리가 전쟁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왜곡보도하고 있는 데 대해 인민이 격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당초 앞으로의 협력사업 내용을 담은 의향서에 서명할 예정이었으나 노동신문측이 “긴장된 현 정세를 감안해 다음으로 미루자”고 요청 잠정유보키로 했다.

그러나 양측은 이날 원칙적으로 합의된 △기사 및 자료의 교환 활용 △사회 문화 예술 학술 등 각 분야의 교류 및 공동사업 추진 △양측 취재단 교환방문 추진 △2000년 동북아 평화 국제학술회의 개최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키 위해 빠른 시일내에 협의를 갖기로 했다.

최부주필은 “정세가 호전될 경우 제삼국에서라도 실무진이 만나 구체적인 협의를 갖자”는 동아일보측의 요청에 대해 찬성의 뜻을 밝혔다.

이날 면담에 노동신문을 대표해 참석한 최부주필은 전반적인 대외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평양〓이동관기자〉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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