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사기 수사]브로커교사 428명보다 더 있는지 추궁

  • 입력 1998년 10월 15일 19시 08분


서울 강남지역 고액과외 사건의 주범이 붙잡히고 그의 수첩에 적힌 교사 명단이 4백28명에 이르고 있으나 경찰의 증거확보 부족과 관련자들의 부인으로 과외알선교사 수사 및 처벌은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날 공산이 크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5일 이 사건의 주범인 한신학원장 김영은(金榮殷·57)씨를 상대로 △구속된 교사 3명 외에 돈을 받고 학생을 소개시켜준 교사가 더 있는지 △고액과외를 받은 학생이 더 있는지 △공모자가 있는지에 대해 집중추궁했지만 김씨는 대부분의 혐의내용을 부인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학생들에게 개인별 또는 팀별로 과외교습을 시킨 적이 없다”며 고액과외 사실 자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김씨가 붙잡히지 않는 동안 수첩에 이름이 나온 교사 전원을 조사했으나 대부분 “전혀 관계가 없다. 김원장이 포섭대상으로 적은 것일 뿐”이라는 식으로 부인한데 이어 김씨도 금품거래 관계가 아니라고 부인했다는 것.

경찰은 그동안 “김씨만 잡으면 모든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고 자신해 왔으나 김씨가 잠적한 50여일 동안 김씨의 검거에만 주력했을 뿐 검거 이후에 대비한 물증확보에 소홀했기 때문에 김씨의 꼭 다문 ‘입’에 대응할 수단이 현재로서는 없는 실정이다.

경찰은 그동안 김씨의 수첩에 적힌 교사 4백28명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이 가운데 J고 이연봉(李連奉·44)씨 등 교사 3명을 구속하고 9명을 불구속입건했으며 관련교사 81명의 명단을 검찰에 넘겼다. 또 학부모 73명과 학원관계자 7명을 조사해 학원관계자 3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교육부는 또 검찰에서 학부모 명단을 통보해 오면 이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윤종구·이헌진기자〉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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