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요청」고문의혹 수사…이번주 고발인조사

  • 입력 1998년 10월 10일 19시 11분


판문점 총격요청사건과 관련해 장석중(張錫重)씨 등 구속 피의자들이 공개적으로 “조사과정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고문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고문의혹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정동기·鄭東基)는 10일 “고발장 검토를 마치는 대로 이번 주부터 고발인 조사 등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안기부도 최근 수사를 맡았던 수사관들을 상대로 자체 감찰조사를 벌였으나 수사관들은 고문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관들은 이종찬 안기부장의 지시에 의한 내부조사에서 ‘고문이나 가혹행위를 일절 하지 않았다’는 각서까지 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장씨와 오정은(吳靜恩)씨는 9일 법원의 구속적부심에서 “안기부 수사관의 가혹행위 때문에 ‘총격요청 모의’를 허위로 자백했다”고 진술했다.

장씨는 “9월 5,6일 이틀간 안기부에서 수사관 20여명이 번갈아 가면서 주먹과 구둣발, 페트병 등으로 뒷머리 가슴 등 온몸을 구타했다”고 주장했다.

오씨도 “9월8일 긴급체포된 뒤 이틀간 잠을 자지 못했으며 수사관들에게 따귀와 가슴을 맞았고 손을 들고 벌을 서기도 했다. 눈가리개를 한 채 한성기씨와 대질신문도 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8일 “안기부 수사관들이 장석중씨 등을 주먹과 발로 구타하면서 이회창(李會昌)총재나 그의 측근이 직접 이번 사건에 개입했다는 내용의 자백을 강요했다”며 이안기부장과 수사관 등 12명을 폭행 및 피의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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