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잠수정 침투]「잠입 北공작원」 숨었나 떠났나

  • 입력 1998년 6월 28일 08시 41분


‘유학진동무. 명예로운 전투임무 수행을 떠난 동무를 열렬히 축하합니다. 나는 동무가 평시에 연마한 전투조법을 이번에 적후(敵後)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해 나가리라는 것을 굳게 믿습니다.’

북한 잠수정에서 나온, 대남공작지휘부가 공작원 ‘유학진’에게 보낸 편지(6월20일 발신)의 일부다. 정부 관계당국은 ‘유학진’과 ‘덕인동지’ 2명 앞으로 보낸 편지를 주목, 혹시 잠입 잔류했을 가능성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

‘동무가 맡은 추가 기수임무는 작전의 정확성 안전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을 지칭)의 사랑과 믿음을 한시도 잊지 않고 영예로운 전투임무를 훌륭히 무조건 수행하리라는 것을 굳게 믿습니다’ ‘충성의 보고, 영광의 보고만을 드리는 충신 효자가 되자. 전투에서 영예로운 승리자가 되자’(유학진에게)

‘덕인동지. 승리하고 돌아오길 기다리겠습니다. 수고하십시오’(덕인에게)

당국은 잠수정 조장이나 부기관장 등에게 보낸 편지와 전혀 다른 내용으로 미루어 두 공작원은 일단 잠수정에서 내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이들 ‘유학진‘ ‘덕인’이 작전일지 기록대로 22일0시경 30여분간 ‘모종의 임무수행’만을 마치고 잠수정에 다시 승선했다가 사망했는지, 아니면 잔류했는지가 확실치 않다.

관계당국은 잠수정 활동이 통상 대남공작원 호송 및 무인함(무인통신 드보크) 매설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27일까지도 만약의 잔류자가 있을 경우에 대비, 수색 작전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작원들의 월북 예상루트를 포함, 산악지역에서 탐침 등을 이용해 은신예상처를 샅샅이 뒤지고 있으나 이들의 행적이나 유류품이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군은 이들이 이미 북한과의 교신을 통해 잠수정이 나포된 사실을 알고 포위망을 뚫고 고정간첩과 접촉해 은밀한 장소에서 장기간 은신에 들어갔을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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