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정 예인]18시간만에 동해외항 도착…끝내 침몰

  • 입력 1998년 6월 24일 06시 58분


23일 오후1시경 강원 동해시 외항 방파제 동쪽 1.8㎞ 지점까지 예인된 북한 잠수정이 예인 시작 18시간여만에 끝내 침몰하고 말았다.

군은 잠수정을 끌고온 군산함 대신 예인함인 YTL 2척을 투입해 내항으로 예인하려 했다. 그러나 예인 과정에서 부력을 잃은 잠수정은 예인함 1척에 연결된 예인 로프가 잠수정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끊어져 침몰한 것.

합참 관계자는 침몰 이유에 대해 무엇보다도 잠수정 선체에 구멍이 나 물이 차올랐거나 부력을 유지하는 장치에 고장이 나 잠수정이 균형을 잃고 기울어졌을 가능성을 꼽고 있다.

또 예인선에 끌려오는 힘으로 그나마 부력이 유지됐으나 예인선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부력을 완전히 잃었다는 설명이다.

잠수정이 완전히 물속으로 가라앉자 승조원들의 생존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졌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합참 관계자는 “승조원들이 예인되는 것을 알고 집단자살했을 수도 있다”면서 “특수훈련을 받은 침투 공작원이 탑승하고 있었다면 정보가치가 있는 항해일지 등 서류와 내부시설을 파괴하고 자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잠수정이 예인 때부터 너무 오랜 기간 물속에 잠겨 있었기 때문에 설사 자살하지 않았더라도 공기 부족으로 승조원들이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높다.

유고급 잠수정은 하루에 두세번 물위로 떠올라 산소를 공급받는 것이 보통. 따라서 물에 가라앉은지 만 하루가 훨씬 넘은 현재 상태에서 물리적으로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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