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잠깐만]박영희/국민의 충복으로 새로 태어나야

  • 입력 1998년 6월 3일 08시 11분


▼공무원에 바란다

요즘처럼 암울한 시대엔 지혜로운 임금님 이야기가 떠오른다. 임금님은 궁중 나인들을 모아 슬기를 테스트했다. “이세상에 가장 좋은 꽃은 무슨 꽃이냐.” 나인들은 앞다투어 말했다. 연꽃 모란꽃 백합꽃 매화 함박꽃 장미….

그러나 임금님은 도리질을 했다. 이때 맨 뒤에 있던 나인이 말했다. “목화꽃입니다.” 그제서야 임금님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말이 옳도다. 목화꽃은 솜과 옷감을 주는 꽃이니 많이 심을수록 우리 나라를 살찌우는 꽃이다.”

임금님은 다시 문제를 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고개가 무슨 고개인고.” 나인들은 또 앞다투어 말했다. 대관령 문경새재 추풍령…. 임금님은 도리질을 했다. 아까 그 나인이 대답했다. “보릿고개 입니다.” 임금은 “옳도다. 보리패기만 기다리며 허기진 배를 움켜지고 일하는 보릿고개야말로 백성들이 가장 숨가쁘게 넘는 고개이다”고 했다.

지금 온 국민이 보리고개보다 더 가파른 IMF고개를 넘고 있다. 장관에서 말단 서기까지 국민의 충복으로 거듭날 때다. 대통령도 슬기로운 임금님처럼 국민의 바른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수출을 늘리는 한편 일자리를 마련하는데 더욱 힘써주길 바란다.

박영희(충남 금산군 금산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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