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경제회생 위한 소액 달러모으기 운동 나서

  • 입력 1997년 11월 21일 19시 48분


『국민 한사람이 1달러씩만 모아도 4천5백만달러가 됩니다』 미달러화 폭등과 주가폭락으로 금융시장이 마비상태에 빠지자 시민들이 「내가 갖고 있는 적은 달러라도 경제회생에 보태자」며 소액 달러모으기 운동에 나섰다. 20일 오후 3시반 서울 광진구 광장동 외환은행.창구 앞에 기다리고 있던 교복차림의 배진범군(14·광남중 1년)은 60달러를 내밀었다. 화폐수집이 취미인 배군은 『신문 방송에서 환율이 폭등한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의 경제를 되살리는데 보탬이 되고 싶어 아버지와 삼촌이 외국 출장을 다녀오시면서 남겨주신 달러를 갖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 은행 직원 동윤숙(董允淑·35)씨는 『최근 어린 학생들이 10달러, 20달러 정도를 바꾸러 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합성수지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사장 김두철(金斗喆·51)씨는 최근 『눈덩이처럼 불어난 외채를 갚는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며 1백65달러를 동아일보에 맡겨왔다. 김씨는 『국민 모두가 국산품을 애용하고 집에 있는 1달러씩이라도 모은다면 금융위기를 헤쳐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총무처 주관으로 21일 정부종합청사 1층 로비에서 열린 「종합청사 알뜰시장」에는 「외화잔돈 모금함」이 마련돼 공무원들이 해외여행에서 사용하고 남은 외화 잔돈을 기부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는 19일부터 국민 각자가 보유한 소액달러를 은행에 팔고 해외여행 등 소비를 자제하자는 시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전승훈·이명건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