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대 馬印語科학생들,3년연속 취업률 100% 화제

  • 입력 1997년 9월 23일 19시 55분


『명문대 인기학과요. 우린 그런데 신경안써요. 우리의 경쟁 상대는 해외에서 부닥치는 선진국 일류기업이라구요』 전례없는 불황으로 대학가에 「취업비상」이 걸린 요즘 취업 걱정없이 실력을 쌓아가는 학생들이 있다. 지난 3년간 줄곧 취업률 100%라는 대기록을 세운 한국외국어대 말레이―인도네시아(마인·馬印)어과 졸업반. 타대학에서는 학과에 추천요구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울상이지만 이 학과의 경우 지난해 추천서를 재학생에게 써 주고도 남아돌아 일자리가 필요한 졸업생들까지 수소문해 추천했을 정도였다. 동남아국가들에 대한 국내기업의 현지 투자가 증가하면서 현지언어와 문화에 밝은 사원을 필요로 하는 업체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 이 학과 학생들은 몇해전까지만 해도 「무명학과」의 설움을 톡톡히 받았다. 4학년 박세현(朴世玹·22)씨는 『1학년 때 미팅에 나갔다가 파트너에게 마인어과에 다닌다고 했더니 「말과 사람간의 언어를 배우느냐」며 피식 웃어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학과 졸업반 학생들은 취업에 대한 걱정을 덜어놓은 만큼 앞으로의 계획도 구체적이고 남다르다. 정진(丁珍·27.89학번)씨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가진 건설회사에 입사해 현지 건설현장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고 싶다』면서 『5년 후 쯤에는 베트남어과나 태국어과에 다니는 친구 선배들과 함께 현지에 무역회사를 차려 국내시장에 한약재를 도매로 공급하는 사업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해에는 태국 바트화 폭락으로 인근 국가들까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인도네시아 국민차 생산에 참여한 기아자동차의 부도사태 등 여러가지 악재가 겹쳐 있지만 취업률 목표는 여전히 100%. 고영훈(高永勳) 마인어과 학과장은 『이미 6명의 졸업생이 대기업에 취직된 상태』라며 『예년보다 어렵긴 해도 올해도 전원 취업의 기록을 세우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신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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