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機 참사]이륙서 착륙까지 과정 재구성

  • 입력 1997년 8월 6일 14시 16분


대한항공 KE 801편 보잉 747-300B 여객기는 활주로 사정 때문에 당초 출발 예정시간보다 15분 늦은 5일 오후 8시20분께 굉음을 내며 괌을 향해 이륙했다. 이 여객기에는 승객 2백31명과 승무원 23명 등 2백54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여름철 휴가나 하계 수련을 떠나는 피서객들이었다. 이 가운데는 하계수련 대회를 괌에서 갖기 위한 국회의원 辛基夏 의원(국민회의)일행 20여명도 포함돼 있었다. 김포공항을 떠난 여객기는 곧 닥쳐올 비극을 모르는 듯 4시간여를 날아 괌의 아가냐공항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승객들은 곧 있으면 괌의 상큼한 바다 공기를 들이쉴 수 있다는 들뜬 기분에 밤비행이 피곤한 줄 몰랐다. 곧 착륙예정이니 안전벨트를 착용하라는 승무원의 기내 방송은 승객들의 설렘을 한껏 북돋았다. 도착 예정시간은 현지시간 1시43분(한국시간 0시43분).그러나 여객기는 착륙 예정시간을 10분 가량 넘기며 아가냐공항 남쪽 5㎞까지 접근했다. 갑자기 이상 징후가 감지되기 시작했다.밀림위를 날으던 기체가 갑자기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기체밖은 폭우로 인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곧이어 엔진에 불이 붙었다.승객들이 동요했다. 곧 기내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공항관제탑에는 엔진에 불이 붙었다는 기장 박용철씨(44)의 급박한 보고가 들어왔다. 같은 시간 하와이 호놀룰루 미태평양사령부에도 같은 내용이 타전됐다. 801편 도착을 기다리던 대한항공 괌 현지지사는 공항관제탑에 연락을 취했다. 『비행기가 아직 안들어 온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던 것. 관제탑측은 『뭔가 잘못됐다』(SOMETHIGN WRONG)는 불길한 소식을 전했다.여객기와 통신연락이 갑자기 끊어졌다는 것이었다. 관제탑과 KAL機간 통신이 두절된 시간은 현지시간 1시55분(한국시간 0시55분). 대한항공 801편은 아가냐공항에서 4.8㎞ 떨어진 니미츠힐 밀림에 굉음과 함께 곧두박질했으며 불길과 연기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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