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 『「청소년문제」언론보도 역기능 우려』

  • 입력 1997년 7월 18일 20시 21분


18일 학교폭력 문제를 다룬 국회 교육위의 분위기는 자못 심각했다. 이날 오후 서울시 劉仁鍾(유인종)교육감이 참고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서울시 교육청에 대한 교육위 회의에서는 질문을 하는 여야의원들이나 답변에 나선 유교육감 모두 최근의 학원폭력사태와 성문란행위 등에 대해 우려의 빛이 역력했다. 먼저 현안보고에 나선 유교육감은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스런 말씀을 먼저 드린다』며 『학원폭력 예방을 위한 갖가지 지도 감독에도 불구하고 사회문제로 크게 배가된데 대해 참으로 죄송하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날 의원들은 학원과 청소년문제에 대한 언론보도의 역기능에 대해 상당한 불신감을 표명했다. 언론인 출신인 安澤秀(안택수·자민련)의원은 『학원폭력문제와 성비행이 언론에서 크게 취급됨으로써 청소년들이 깡패 비슷하게 비쳐지고 대부분 학생들의 성도덕이 문란한 것 처럼 비쳐져 가슴아프게 생각한다』며 『교육감이 언론사에 찾아가 흉금을 터놓고 협조를 구하라』고 주문했다. 서한샘(신한국당)의원도 『극히 일부의 모습이 전체인 것처럼 확대돼 비쳐지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어느 여교사의 촌지장부사건도 언론에 크게 보도되면서 교사들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줬다』고 지적했다. 鄭喜卿(정희경·국민회의)의원은 『언론이 교육문제를 악화시키는데 일조한다면 언론과 싸움을 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강경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咸鍾漢(함종한·신한국당)의원은 『문화체육부나 보건복지부 등에서는 많은 사회봉사자들을 배출하고 있다』며 『자원은 많은데 밥그룻 싸움 때문에 꿸 줄을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薛勳(설훈·국민회의)의원은 『중학교 1년생이 음란비디오를 제작하는 이 세상을 한탄해야 할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말은 쉽게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설의원은 『사실 대책을 내놓는다는 것 자체가 뭔가를 속이는 것 같아 감히 대책도 제시하지 못하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유교육감은 학교폭력 및 성문란 행위 방지를 위해 갖가지 묘책을 내놨지만 교육위 소속 의원 어느 누구도 얼굴을 펴지 못했다. 〈윤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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