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에게서 1천만∼2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정치인 8명의 변호인들이 재판과정에서 「연합전선」을 구축키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별개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의 변호인들이 공식적으로 모여 재판문제에 대해 협의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文正秀(문정수)부산시장의 변호인인 黃相顯(황상현)변호사를 비롯한 정치인들의 변호인 8명은 26일 오전8시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조찬모임을 갖고 대책을 숙의했다.
이날 모임에 나온 변호인은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의 황변호사, 사법연수원장을 지낸 金承鎭(김승진), 광주지법원장 출신의 朴英植(박영식), 인천지검장을 지낸 池憲範(지헌범),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의 金學萬(김학만), 전직 국회의원 姜秀淋(강수림),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 출신의 申聖澈(신성철) 鄭宙植(정주식)변호사 등.
이날 모임에 참석한 한 변호사는 『각각 별개의 사건이기는 하지만 돈을 주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같은 사람이므로 신문시기 등 재판절차를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고 모임의 배경을 설명했다.
변호인들은 그러나 재판절차 뿐만 아니라 신문방법 등 재판전략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우선 2차 공판에서는 정치인 8명에 대해 각자 변호인 반대신문만 하고 정피고인에 대한 신문은 천천히 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불구속 사건인데다 쟁점도 많아 재판을 너무 서둘러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그러나 『재판부가 정씨의 병세악화를 이유로 신문을 빨리 진행할 것을 요구해 곤혹스럽게 됐다』고 말했다. 변호인들은 또 뇌물을 주었다고 진술한 정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는데 대해서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형·공종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