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총련]이석씨사망후 국민외면 내부비판 거세

  • 입력 1997년 6월 13일 20시 29분


李石(이석·23)씨 상해치사 사건 이후 한총련 내부에서 격렬한 자체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각 분파간에 「합종연횡(合縱連衡)」이 시도되고 있다. 한총련 소속 1백50여개 대학중 74개 대학을 점하고 있는 주류 민족민주(NL)계열이 민중민주(PD)계열(17개대) 및 「21세기연합」(10개대) 등 비주류와 대타협, 조직재건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운동권 관계자들은 한총련의 내부비판이 결국 주류인 NL계열, 특히 주류중의 주류인 NL자주계열이 주도권을 유지하는 가운데 현 지도부를 전원교체하는 선에서 매듭지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즉 △반미자주와 연방제 조국통일등 기본노선유지 △폭력시위 중심의 투쟁방법을 「평화적이고 대중적으로」 수정 △「한총련」이라는 조직이름 개명 △간부진 교체 등으로 결말이 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아울러 한총련 의장 姜渭遠(강위원·27·전남대 총학생회장)씨 등 일부 간부들이 검찰에 자진출두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총련은 내부토론을 거쳐 여름방학기간 중 비공개로 소집될 중앙대의원대회에서 조직개편문제를 결정한 뒤 그 전모를 오는 8월 범민족대회에서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부조정에 실패할 경우 검찰과 경찰의 한총련 와해방침과 맞물려 한총련 조직이 깨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NL사람사랑계열이 주도하는 전북총련과 경인총련은 지난 11일 한총련 개혁과 현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며 『범민족대회때까지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독자적인 진로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고려대 부산대 등 PD계열 대학 총학생회장들은 지난 4월 이후 줄기차게 만나 조직 및 노선문제를 논의해왔다. 따라서 이들이 합세, 「범비주류연합」을 결성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3일 중앙대 경북대 등 NL사람사랑계열과 PD계열인 전국 18개 대학 총학생회가 「혁신적인 학생운동」을 표방하며 「전국학생대표자연석회의」(가칭)를 결성한 것은 이같은 움직임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이달초 결성된 연세대 등 비운동권 총학생회 조직인 「새로운 미래를 여는 전국 총학생회 연대모임」이 이같은 흐름에 변수로 작용, 학생운동권이 독자적인 길을 걷는 여러개의 세력으로 분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철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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