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南大변사」의문점]전화건 20代남자는 누굴까?

  • 입력 1997년 6월 7일 08시 09분


李鍾權(이종권·25)씨가 전남대 구내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 전날인 지난달 26일 밤 장성 어머니집에 전화를 건 20대 남자는 누구일까. 이 전화 한통은 단순변사보다 타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수사진이 기대를 걸고 있는 단서다. 「최소한 전화를 걸었을 당시에는 이씨가 살아 있었다」는 것이 경찰이 자신하는 추리. 이씨는 자의건 타의건 누군가에게 장성집 전화번호를 알려줬고 그에 따라 확인차 전화를 했다는 것. 『고교동창이라며 직업과 대학 재학여부를 물었다』는 어머니 이씨(60)의 진술에 따르면 전화를 건 남자는 이씨의 신원을 급하게 확인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할 직업이 없는데다 다소 초라한 편인 이씨의 행색을 고려한다면 이같은 확인 전화가 금품을 노린 납치극에서 나온 것이라고 상정하기 어렵다는데 수사진의 의견은 일치된다. 이런 논리에서 보면 이씨가 숨진 곳이 대학구내였다는 사실에 수사의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 수사진의 견해다. 경찰은 현재 이 전화의 발신지를 두갈래로 나누어 추적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첫째는 당일 오후9시를 전후해 장성집으로 걸려 온 전화를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여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대상이 너무 광역이어서 발신지를 가려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발신장소가 시체 발견장소에서 멀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 당일 비슷한 시간에 장성으로 시외통화한 전남대 구내 공중전화 및 인접장소의 전화를 찾는 방식이다. 수사관계자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발신지를 밝혀낸다면 이씨의 사망전 소재 및 정황에 대한 의문이 상당부분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김 권·정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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