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공판]황병태씨 『産銀 대출 청와대-재경원 개입』

  • 입력 1997년 3월 31일 19시 48분


지난해 11월 산업은행이 한보철강에 5백억원의 지급보증을 해주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재정경제원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31일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孫智烈·손지열부장판사)심리로 열린 한보특혜대출비리사건 2차공판에서 변호인측에 의해 제기됐다. 黃秉泰(황병태)피고인의 변호인인 金贊鎭(김찬진)변호사는 이날 변호인 반대신문에서 『황피고인의 변론준비를 위해 최근 金時衡(김시형)산업은행총재를 만났을 때 김총재가 수첩을 꺼내보이며 「(당시 대출은)사전에 관계인사와 충분히 합의한 결과」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변호사는 사석에서 만난 김총재가 자신에게 보여준 수첩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었으며 문제의 「관계인사」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변호사는 그러나 변론과정에서 『한보철강에 대한 금융지원이 청와대에 의해 조정돼 왔고 필요할 때는 재경원장관이 주재하는 관계기관회의에서 결정해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해 이 인사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이나 재경원의 고위인사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김변호사의 이같은 주장은 『96년 12월초부터 청와대가 한보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李錫采(이석채)전경제수석의 주장과 조금 다른 것이다. 지난 12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김총재가 『당시 5백억원 지급보증은 은행 자체판단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던 것과도 모순된 것이어서 검찰의 재수사결과가 주목된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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