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거래소 증권감독원 증권예탁원 등 증권관계기관들이 증권시장 규모 신장에 따라 크게 늘어난 회비와 수수료 등의 수익금으로 매년 직원들의 봉급을 파격적으로 올려주거나 회의비 행사비 등을 크게 늘려 흥청망청 써온 사실이 감사원에 의해 적발됐다.
시중 증권회사들이 주가폭락 등으로 막대한 영업손실을 입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로 증감원과 증권거래소 등 증권기관들의 수익이 급증한 것은 증권시장규모가 커졌는데도 증권회사들로부터 받는 회비와 수수료 요율을 종전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30일 지난해 말 증권감독원 등에 대한 감사 결과 이들 기관들이 증권사들이 내는 회비 등의 잉여이익금으로 지난해 임금가이드 라인을 훨씬 넘는 파격적인 봉급인상과 과거보다 17배나 늘어난 회의비 행사비를 집행한 사실을 밝혀냈다.
감사원은 증권거래소의 경우 회비수입 규모가 90년에는 1백14억여원이었으나 94년에는 5배나 늘어난 5백76억여원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95년 급여인상률이 △공무원 6.8% △정부투자기관 5.7% △증권회사 4.2%(대우증권 3급직원 기준)인데 비해 증권관계기관 직원들의 급여는 무려 14.2(증권거래소 1급직원)∼28.9%(증권예탁원 임원)나 올랐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또 같은해 증권예탁원의 섭외성 경비 규모가 91년에 비해 22.7배 늘어났으며 회의비와 행사비는 무려 17배나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이밖에도 증권감독원의 총 예산 및 인원규모가 우리나라보다 증권시장 규모가 큰 영국 프랑스 일본 증권감독기관의 1.5∼2.5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이들 증권관계기관들에 증권회사들로부터 받는 각종 회비와 수수료체계를 현실에 맞게 재조정하고 수수료 요율도 낮추라고 통보했다.
〈윤정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