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영 최근 행적]「黃망명」이후 불안 더 느껴

  • 입력 1997년 2월 16일 19시 53분


[홍성철·이철용 기자] 『남편은 「언제 어디서 누구 총에 맞아 죽을지 모른다」면서 내게도 긴장을 풀지 말라고 했는데…』 이한영씨의 부인 김종은씨(30)는 16일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질 줄은 몰랐다』면서 울먹였다. 김씨는 이어 『남편이 방송에 출연하고 책을 펴내 신분을 노출시키고 북한을 자극한 것을 후회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자주 『다시 성형수술을 하고 잠적하고 싶다』고 말했다는 것. 이씨의 「불안감」은 지난해 9월 강릉 무장간첩사건과 최근 황장엽망명사건으로 더욱 증폭돼 『남편은 북한이 보복을 하면 첫 대상은 내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김씨는 전했다. 이씨는 최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주부대상의 공개강좌에 나설 것을 적극 검토하다가 신분노출을 우려해 계약단계에서 포기하기도 했다. 피격당일 이씨는 불안감 속에서도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했다. 이씨는 지난해 말 분당신도시에 친구와 판촉회사인 「J코리아」를 차리고 지난 14일 서울 갤러리아백화점 지하1층 매장에서 밸런타인데이 행사를 벌였다. 사건당일 오후7시 이씨는 이 행사 뒤처리문제로 서울 노보텔호텔 커피숍에서 손윗동서 오모씨(33)와 만났다. 이때 오씨가 양식을 먹자고 하자 이씨는 『고향음식인 평양냉면을 먹고 싶다』고 해 냉면과 이북식 만두로 저녁식사를 했다. 이씨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만찬이었다. 이씨는 『소주 한잔 더하자』는 오씨의 권유에 『피곤하니 다음에 하자』며 거절하고 임시거처인 선배 집으로 가다 변을 당했다. 이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부인과 딸(7)을 처가에 맡기고 별거생활을 하며 돈벌이를 찾고 있었다. 이씨는 △중국농산물수입중개 △러시아 상인 상대 장사 △외제옷 판매 △북한그림수입 등 다양한 사업을 모색했으나 어느 것 하나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러시아에 들어가 장사를 하고 싶었으나 당국이 출국금지조치를 해제하지 않자 최근 출국금지취소처분소송을 준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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