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한영씨 피격/北생활]특권층 子女…일반학생과 고립

  • 입력 1997년 2월 16일 14시 33분


이한영씨는 김정일의 전처인 성혜림의 언니인 성혜랑씨의 1남1녀중 장남으로 1961년 평양 중구역 대동문동에서 출생했다. 김정일의 처조카가 된다. 이씨는 이러한 막강한 가문을 배경으로 이른바 「로열패밀리」로 자라났다. 북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는 동안 이씨는 외부에 신분이 거의 노출되지 않았다. 지난 72년 당간부들만 진학할 수 있는 만경대 혁명학원에 진학한 뒤 하루는 미제 만년필을 학교에 들고 갈 정도로 북한에서는 특권층으로 자랐다. 그 만년필은 이모인 성혜림이 이씨의 어머니 성혜랑에게 선물로 준 것으로 이씨가 몰래 학교로 가져갔던 것. 이같은 사실을 모르는 담당중대장은 『미제물건을 사용한다』며 호된 벌을 줬으나 이같은 사실을 당시 김정일과 동거중이던 성혜림에게 알리자 성씨는 『괘씸하다』고 화를 냈고 담당 중대장은 다음날 경질될 정도로 권세를 누렸다. 학교안팎에 이같은 사실이 알려져 이씨의 신분이 밝혀지자 주위에서 그를 두려워한 나머지 선생이나 친구들 모두 가까이하지 않았다. 이씨는 성혜림의 아들 정남이가 자신을 데려다 달라고 조르는 바람에 김정일 관저를 자주 방문, 코미디언 이주일이 나오는 한국의 TV방송프로그램을 시청하기도 하고 일반인들에겐 알려지지 않은 고위당간부들의 생활을 목격하기도 했다. 비록 특권층만이 다니는 만경대학원에 다니고 있었지만 이씨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못하는 고립적인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외로움을 호소하자 김정일은 정남과 함께 이씨를 모스크바에 보내 78년 모스크바외국어대학 어문학부에 입학시켰다. 그러던 중 이씨는 82년9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서방으로 탈출, 10월 서울에 도착했다. 〈한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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