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조흥은행 광주지점의 현금입출금기에서 1만원권 위폐 1백65장이 발견된 사건은 입출금기에 위폐 여부를 확인하는 감별장치가 없는 허점을 이용한 컴퓨터범죄로 드러났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이 사건이 보도된 15일 서울 서부경찰서에 자수, 위조지폐 유통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金光澈(김광철·24·서울 은평구 갈현2동)씨를 인계받아 조사한 결과 김씨가 위폐를 입출금기에 넣고 대신 진짜 돈을 빼낸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에 따르면 92년 서울 D고교를 졸업한 김씨는 컴퓨터그래픽에 뛰어난 재능을 이용, 컬러프린터로 위폐 1백81장을 만들어 지난11일 서울 조흥은행 갈현동지점의 입출금기에 16장을 넣는 실험에 성공했다.
고향이 전남 장성인 김씨는 지난14일 광주 서구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내 조흥은행 광주지점 현금입출금기에 위폐 1백65장을 입금한 뒤 돈을 뺐으나 자신이 넣었던 위폐가 다시 나오자 다른 현금지급기에서 70만원을 출금했다.
이번 사건은 한 컴퓨터전문가의 잘못된 실력과시욕에서 비롯됐지만 은행의 현금입출금기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줬으며 조흥은행측은 서울 갈현동지점에 위폐가 입금된 사실도 김씨가 검거된 뒤에야 알았다.
이번 사건은 현금인출기가 단순한 위폐조차 구분해내지 못하는 맹점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범죄의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신치영·광주〓정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