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광풍/黃-權의원 소환 양당반응]

  • 입력 1997년 2월 12일 20시 23분


[최영묵·박제균 기자] 金佑錫(김우석)내무장관과 신한국당 黃秉泰(황병태)의원 및 국민회의 權魯甲(권노갑)의원이 검찰에 소환된 12일 여야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신한국당 의원들은 현직 내무장관과 국회재경위원장까지 소환되는 마당에 한보태풍이 누구를 더 삼킬지 모른다고 판단, 『도대체 어디가 끝이냐』며 긴장했다. 그러나 국민회의는 국회 재경위 소속의원 등을 추가소환하는 선에서 한보수사는 「끝내기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진단, 金大中(김대중)총재의 상처를 우려했다. 다만 이제부터 한보수사의 칼날이 야당으로 향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에는 여야가 어느 정도 일치했다. ○…그동안 한보연루설에 올랐던 신한국당 인사들은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경제각료 출신의 한 당무위원은 기자들에게 『도대체 내가 한보와 관련이 없다고 몇번 얘기해야 하느냐』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런 위기감은 이날 당무회의에서도 그대로 표출됐다. 『누구는 죽고, 누구는 살고의 문제가 아니다. 자칫하면 우리 모두가 침몰한다』(金德龍·김덕룡의원) 『우리는 한 배에 탄 공동운명체다. 먼저 뛰어내린다고 사는 것도 아니다』(黃明秀·황명수당무위원)는 비장한 발언이 오갔다. 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벌써 당이 쑥대밭이 됐는데 추가소환자가 나오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다. 우리는 이만하면 됐고 이제 (수사의 초점이) 야당으로 옮겨가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당의 다른 소식통은 崔炯佑(최형우) 김덕룡의원 등 민주계의 대선예비주자는 한보수사에서 일단 빗겨간 것 같다고 나름대로 분석하기도 했다. ○…국민회의 인사들은 한보수사의 큰 가닥은 잡혔으나 야권의 정치자금수수에 대한 수사를 확대해 한보특혜의 본질을 희석시키는 은폐 왜곡수사로 전환시킬 것이라고 우려, 그 최종목표는 김대중총재 「흠집내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총재의 한 측근은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한보수사결과를 보고받으면서 「김대중총재와 장남 金弘一(김홍일)의원은 연루되지 않았느냐」고 여러차례 확인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는 이번 수사가 궁극적으로 김총재를 겨냥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날 간부회의에서 『김우석장관과 황병태의원도 「깃털」에 불과하다』며 「왜곡수사중지」 「청와대의 수사개입중지」를 거듭 요구한 것도 이런 시각을 반영한다. 이와 함께 앞으로의 한보수사가 국회 재경위 소속의원 등에게로 옮겨갈 것이라는 나름의 분석에 따라 당내 재경통들은 여전히 좌불안석(坐不安席)의 분위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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