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관이 술집 종업원과 짜고 강도행각

  • 입력 1997년 1월 9일 20시 49분


현직 경찰관이 유흥업소 종업원들과 어울려 강도짓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경찰은 그러나 강도행각을 저지른 이 경찰관을 범죄현장 인근에서 붙잡았으나 범죄사실을 부인한다는 이유로 풀어주는 바람에 그대로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9일 가정집과 유흥업소 등에 침입, 손님 등을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빼앗은 사당4파출소 소속 金鎭錄순경(29.경기 의왕시 내손동)에 대해 특수강도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朴인진씨(20.무직.서울 마포구 성산동)등 공범 3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金순경은 평소 어울려 지내던 유흥업소 종업원인 朴씨 등과 함께 지난 4일 오전 2시30분께 서울 서초구 방배동 T사우나탕에 들어가 카운터 종업원 趙모씨(27.여)와 손님 7명을 흉기로 위협, 현금과 자기앞수표 등 4백39만원어치를 빼앗은 혐의다. 金순경은 앞서 구랍 19일 오후 3시50분께 서울 서초구 방배4동 韓모씨(54)의 집에 朴씨 등과 함께 흉기를 들고 들어가 금목걸이 등 귀금속과 현금 1백50만원을 강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金순경은 또 지난해 10월초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지하철2호선 서초역 부근에서 자신을 찾아온 金모양 등 10대 여성 3명을 1백만원을 받기로 하고 무허가 직업소개소를 통해 술집 종업원으로 소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지난 4일 새벽 신고를 받고 출동, 현장에서 임시번호판을 단 그랜저승용차를 타고 도망가던 金순경을 붙잡았으나 범행사실을 완강히 부인하자 다음날 입건조치만 한채 돌려보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4일 오후 金순경의 프라이드승용차 트렁크에서 韓씨가 빼앗겼던 손목시계, 반지 등을 찾아내고도 "아는 술집 여주인에게 2백만원을 빌려주고 담보로 받은 것"이라는 金순경의 진술만 믿고 귀가시켰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7일에야 이 물품들이 강도 피해품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8일자로 金순경에 대해 파면을 상신하는 한편 9일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한 뒤 뒤늦게 재검거에 나섰다. 그러나 金순경은 5일 귀가한 직후 행방을 감춘 상태다. 방배경찰서 金允玉형사과장은 "구속영장 신청 시한인 검거후 48시간 이내에 金순경의 범행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없어 일단 입건한 뒤 귀가시켰다"고 말했다. 金순경은 K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뒤 92년 8월 순경 공채로 경찰에 들어가 94년7월부터 방배경찰서에서 근무해왔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