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2일 발표한 97학년도 특례입학자 가운데는 북한 귀순자 2명과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을 다닌 주한 몽골대사관 참사 딸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나란히 중문과 입학이 확정된 洪眞熙씨(27.서울 노원구 중계3동)와 黃正國씨(25.서울 양천구 목동),경영학과에 지원한 롬보 볼로르양(20)등 3명.
볼로르양은 고국 울란바토르의 몽골 국제관계대학을 다니다 외교관인 부친(45)이 북한으로 발령난 지난 93년부터 올해 6월까지 북한에 거주했다.
이 기간 볼로르양은 김일성 종합대학에서 한국어와 한국학을 전공, 유창한 우리말을 구사하게 됐으며 부친이 다시 지난 6월부터 근무지를 한국으로 옮기자 이번에는 고려대를 지원하게 된 것.
현재 고려대 민족문제연구소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볼로르양은 경영학과를 지원한데 대해 『현재 몽골에서 시장경제 바람이 불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
북한 귀순자인 洪씨는 태어난 곳은 함경남도 함흥이지만 제일동포 2세.부친(사망)이 지난 61년 북한에 정착한 뒤 92년 인민군에서 제대 한후 북한 2군단 수산기지 지도원으로 일하다 이듬해 3월27일 단동을 통해 중국으로 넘어간 뒤 95년 4월4일 홍콩으로 들어갔다.
홍콩에 도착하자 마자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6개월동안 교도소에 수감됐던 洪씨가 한국에 들어온 것은 올해 1월30일.
洪씨는 중국과 홍콩에서 머문 기간이 4년 정도가 되기 때문에 중국어에 능통,중문과를 지원하게 됐다는것.
북한에는 어머니와 동생 2명이 있으며 친척들은 일본에 거주하고 있다.
수산기지라는 것은 金正日이 북한 군최고 계급인 원수밑에 차수 5명을 두면 서각 산하 군부대 별로 외화벌이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준데 따라 창설된 일종의 군부대 직영 이익회사로 어업뿐만 아니라 골동품,송이버섯 채취 등 군부대가 할 수 없는불법적인 외화벌이를 공공연히 수행했다고 洪씨는 설명.
또 다른 귀순자 黃씨는 원래는 평양에서 거주했으나 노동당 간부이던 외삼촌이 지난 81년 숙청되는 바람에 청진으로 옮겨갔으며 중국으로 탈출하기 직전에는 평양에 본사를 둔 부흥무역회사 청진지사에서 운전사로 일했다.
지난 92년 9월10일 낮12시 헤엄을 쳐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한 黃씨는 95년 1월1일 다시 홍콩으로 헤엄쳐 들어갔다가 올해초 한국으로 왔다.
함께 중문과 입학이 확정된 洪씨와는 홍콩에서부터 만나 친한 사이며 청진에 아버지 黃덕환씨(60) 어머니 朴영화씨(54) 누나 2명과 여동생 2명이 각각 있다.
북한을 탈출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평소 남한방송을 청취한 사실을 사회안전부가 눈치챘기 때문이라는 黃씨는 현재 군포 직업학교에서 자동차정비를 배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