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과징금 감면만 2583억원”…공정위 ‘담합 자진신고제’ 지적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25일 20시 41분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진신고 감면제도를 불합리하게 운영해 담합을 반복한 기업들에 과징금을 과도하게 감면해줬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25일 감사원의 공정위 정기감사 결과에 따르면 공정위는 2022∼2024년 부당 공동행위 144건에 총 1조3029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 중 98건(68%)에 대해 자진신고 감면을 적용해 2583억 원을 감면했다. 공정위는 1·2순위 자진신고 업체에 대해 고발을 면제하고 과징금을 전액 또는 50% 감경하고 있다. 다만 과거 과징금 납부 이력이 있는 업체는 감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과거 납부 이력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법인 분할이나 신설로 전력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 반복 위반이라도 감면이 가능했다. 실제 2022년 한 기업집단의 분할·신설 법인은 가격·물량을 담합을 반복하고도 과거 과징급 납부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546억 원을 감면받았다.

감면 심사 과정도 미흡했다. 외부 제보로 증거가 확보된 경우 감면을 인정하지 않도록 돼 있으나, 제보 내용을 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아 감면이 의결된 사례가 최근 3년간 20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를 통보받고도 관련 기록을 별도로 요청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공정위가 기업 매출액을 과다 추정하는 등 과징금을 과다 산정해 기업부담 가중이 우려된다고도 지적했다. 2024년 심사보고서 기준 과징금과 최종 부과액을 비교한 결과 87건 중 75건(86%)에서 심사보고서 금액이 1.9∼2.8배 높았다. 같은 해 이동통신 3사 판매장려금 담합 사건의 경우 심사보고서 단계에서는 3조4000억∼5조5000억 원을 산정했으나 최종 부과액은 964억 원에 그쳤다. 최종 의결 전 부정확한 잠정 금액을 공표한 사례도 있었다.

소비자 보호 업무도 지적을 받았다. 상조업체는 폐업 등 보상금 지급 사유 발생시점을 기준으로 3년의 기한이 있음에도 계약 체결 시 소비자에게 이를 안내하지 않았고, 공정위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조치를 강구하지 않았다. 그 결과 2020년 이후 상조업체 폐업 등으로 1만6162명이 지급 기한이 지나 약 66억 원의 보상금을 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5월 기준 보상금 미수령자는 3만8311명(213억 원)에 이르는 등 추가 소비자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감사원은 공정위에 불합리한 감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는 한편 합리적인 범위에서 과징금을 산정할 것과 상조상품 피해 예방 방안 마련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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