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4시간뒤 “尹, 비공개회의때 ‘국민이 회초리’ 말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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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TV앞 솔직한 표현했어야”
의정갈등 담화때도 논란 커지자
참모가 “숫자 매몰 아니다” 진화

뉴시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4·10총선 참패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비공개로 진행된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과 참모진 회의에서 ‘대통령인 저부터 잘못했다. 국민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카메라 앞에서 이 같은 솔직한 심경을 발표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 발언 13분 생중계가 끝난 이후 4시간여가 지난 이날 오후 2시 15분경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오후 마무리 발언, 참모들과의 대화를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민을 위해 뭐든지 다 하겠다. 국민을 위해 못 할 게 뭐가 있냐’고 했다”며 “윤 대통령은 (총선 결과는) ‘당의 선거운동이 평가받은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정부의 국정 운영이 국민으로부터 평가받은 것이며, 매서운 평가의 본질은 소통을 더 하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어린 시절 잘못해 어머니한테 회초리를 맞을 때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손을 모아 빌면서 용서를 구할 수도 있지만 매를 맞으면서 내가 뭘 잘못했고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반성한다면 그 사랑의 회초리의 의미가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결국 국민을 위한 정치를 얼마나, 어떻게 잘할 것이냐가 국민으로부터 회초리를 맞으며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고도 덧붙였다. 총선 패배 책임에 대한 더욱 직접적인 사과의 표현과 함께 야당과의 협치와 소통에도 더 전향적인 것으로 해석될 표현이 여럿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공개 발언이 아닌 대통령의 비공개 발언을 참모가 소개하는 형태로 국민에게 소개됨에 따라 이 같은 메시지 효과가 반감됐다는 말도 나온다. 총선 직전이던 1일 의정 갈등 장기화 국면에서 가진 대통령 담화가 논란을 일으키자 참모들이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더 분명하게 설명해 진화하던 장면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당시 윤 대통령이 의대 입학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에 대해 “2000명은 그냥 나온 숫자가 아니다.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이라고 한 발언에 갈등이 확산되자, 성태윤 정책실장이 당일 오후 “(담화는) 2000명이라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고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가 제시되면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뜻”이라고 부연한 바 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대통령실#국무회의#참모진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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