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상서 ‘불화살’ 플랫폼 다양화 과시…김군옥영웅함서 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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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1월 29일 14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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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8일 새로 개발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8일 새로 개발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난 28일 신포 인근 해상에서 발사한 미사일을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SLCM)이라고 밝혔다.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을 지상에서 발사한 지 나흘 만이다. 북한이 다양한 발사 플랫폼을 보유하려는 것은 한미 군 당국의 탐지·요격망을 무력화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참관 아래 핵잠수함과 신형함 건조 사업이 진행 중인 사실도 밝히며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사항인 해군력 향상이 빈말이 아니라는 점도 보여줬다. 다만 북한이 핵잠수함 등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 지는 증명되지 않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동지께서 28일 오전 당 중앙위원회 비서들과 해군사령관, 기타지도간부들과 함께 새로 개발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 미사일이 각각 7421초, 7445초를 비행한 후 목표인 섬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2발 발사는 동시다발 전략목표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과시한 것일 수 있다.

불화살-3-31은 북한이 지난 24일에 지상에서 서해상으로 처음 시험발사했다고 주장한 신형 전략순항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지난해 발사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2형’의 개량형으로 실제 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순항미사일의 경우 원거리 표적을 타격하려면 군사정찰위성의 능력이 필수적으로 필요한데, 북한이 지난해 11월 쏘아 올린 ‘만리경-1호’의 성능은 아직 검증되지 않고 있다.

특히 불화살-3-31의 이름은 소위 ‘라벨갈이’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불화살-3-31은 사실상 사거리 등 성능과 제원에 있어 화살-1형과 차이가 없는데, 불화살이란 이름을 부여한 것은 마치 새로운 미사일을 개발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한 선전전일 뿐이란 지적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불화살-3-31은 화살-1 성능과 제원 측면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없고, 핵탄두 탑재를 강조하기 위한 새로운 명명법에 불과하다”라고 언급했다.

북한이 최근 두차례의 시험발사 때 불화살-3-31을 각각 다른 곳에서 쏘아올린 것은 발사 플랫폼을 다양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조립할 수 있는 기술을 미사일에 적용해 육상과 잠수함, 수상함, 나아가 항공기에서도 화살-3-31의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북한이 이번에 SLCM을 시험발사하면서 지난해 신포에서 진수한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영웅함’이나 ‘8·24영웅함’, 또는 수중 바지선 등 어떤 플랫폼을 활용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김군옥영웅함의 용도가 ‘다양한 전술핵무기를 탑재하고 전략적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군옥영웅함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용 수직발사관 10문(대형 4문, 소형 6문)을 탑재해 다수의 SLBM을 운용할 수 있는 ‘북한 최초의 탄도미사일잠수함’(SSB)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8일 새로 개발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고 전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8일 새로 개발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고 전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만약 잠수함에서 발사됐다면 발사각도를 감안해 수직발사관이 아닌 어뢰발사관에서 수평으로 발사됐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북한이 지난해 시험발사한 화살-1형은 1500㎞, 화살-2형은 1800~2000㎞를 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미사일의 비행시간이 약 124분인 점을 고려해 단순계산하면 약 2000㎞ 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일 모두에게 심각한 위협인 셈이다. 북한의 순항미사일은 유사시 한반도는 물론 미군 증원 전력을 비롯해 주일 미군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동일한 미사일도 어디에서 쏘느냐에 따라 상당한 기술적 보완이나 발전이 있어야 한다”라며 “짧은 기간에 발사 플랫폼을 바꿨다는 것은 과장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북한이 김근옥영웅함에서 발사했다면 최소한 이를 사진 속에서 공개하거나 언급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은 장소나 플랫폼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아 김군옥영웅함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은 낮다”라고 봤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3월 SLCM 시험발사 땐 그 플랫폼이 ‘8·24영웅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이번 해상 순항미사일 발사 주체가 김군옥영웅함인지는 불확실하지만 결국 김군옥영웅함의 순항미사일 발사 능력을 구현하기 위한 것과 연계된 시험으로 예측된다”라며 “북한은 김군옥영웅함의 전력화 일정에 맞춰 소형 SLBM 및 SLCM 등 무장 시험을 진행할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날 보도에서 김 총비서가 핵잠수함 건조사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핵동력잠수함과 기타 신형함건조사업과 관련한 문제들을 협의했다는 점도 밝혔다. 김 총비서는 “해군의 핵무장화는 절박한 시대적 과업이며 국가핵전략무력 건설의 중핵적 요구로 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핵동력잠수함은 북한의 해군 건설 최종목표인 핵추진잠수함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핵추진잠수함 개발에 나섰다면 초기 단계로 예상되며, 그 기술 수준 또한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핵추진잠수함은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인도 등 6개국만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핵잠수함·미사일·위성 관련 기술을 이전 받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북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무기 제공 및 군사 기술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양 위원은 “한미 또는 한미일 해상훈련에 빈번히 증가함에 따라 해군의 핵무장화를 강조하면서 해양 영역에서의 열세를 상쇄하고 전략표적에 대한 다각적 공격수단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김정은이 핵동력잠수함과 기타 신형함선 건조사업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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