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바다의 패트리엇’ SM-6 요격미사일 도입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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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판매승인… 北미사일 대응력 강화
北 “신형 고체연료 엔진 시험 성공”

‘바다의 페트리엇’으로 불리는 SM-6 함대공 요격미사일. 미국 정부는 14일(현지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6 미사일의 한국 판매를 잠정 승인했다. 미 해군 제공
‘바다의 페트리엇’으로 불리는 SM-6 함대공 요격미사일. 미국 정부는 14일(현지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6 미사일의 한국 판매를 잠정 승인했다. 미 해군 제공
미국이 14일(현지 시간) SM-6 함대공 요격미사일(사진)의 한국 판매를 잠정 승인했다. ‘바다의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SM-6는 북한 항공기, 탄도미사일은 물론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요격 가능한 다용도 미사일이다. SM-6는 2025∼2031년 총 100여 기가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부터 실전 배치될 우리 군의 차세대 이지스함에 장착되면 대북 미사일 방어 능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은 이날 성명에서 “국무부가 6억5000만 달러(약 8460억 원) 규모의 SM-6 블록1 미사일 및 관련 장비의 대외군사판매(FMS)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에 사용할 고체연료 엔진시험 성공 사실을 밝혔다. 북한은 앞서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형을 시험발사한 바 있다. 이번엔 화성-18형 고체연료 추진체를 개조해 신형 IRBM 완성까지 눈앞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신형 IRBM은 한반도는 물론 미 전략자산의 발진 기지인 괌까지 타격 가능하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기습 발사가 가능하고 발사 전 탐지가 어렵다.

북한 미사일 잡을 ‘해상 주먹’… 2025년부터 100여기 도입


美, SM-6 요격미사일 韓판매 승인
음속 3.5배 비행-최대사거리 460km… 北미사일 요격체계 해상까지 확대
北 “IRBM용 고체엔진 시험 성공”… 괌 타격으로 핵우산 무력화 노려
미국 정부가 14일(현지 시간) 한국 판매를 잠정 승인한 SM-6 요격미사일은 이지스함의 ‘주먹’이다. 이지스의 ‘눈’에 해당하는 레이더가 적 탄도미사일 및 극초음속미사일 등을 탐지하면 주먹인 SM-6가 날아가 저고도(약 35km)에서 파괴할 수 있다는 것. 다층적 요격 미사일을 장착한 미국·일본 이지스함과 달리 우리 해군 이지스함은 아직 항공기 요격용 미사일(SM-2)만 갖추고 있다. 군 관계자는 “SM-6가 이지스함에 장착되면 패트리엇(PAC-3) 등 지상 요격무기와 함께 대북 요격망이 더 촘촘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날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용 고체연료 엔진의 연소시험 사실을 노골적으로 밝혔다. 미 전략폭격기 등 대북 확장억제(핵우산) 전력들이 위치한 발진기지를 겨냥한 신형 핵무기의 등장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군은 북한이 이른 시기에 신형 IRBM 시험발사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 이지스함에 ‘주먹’ 장착…최대사거리 460km

SM-6는 지난해 7월 진수돼 2025년 하반기에 실전 배치되는 차세대 이지스함 1번함인 정조대왕함에 우선 장착될 예정이다. 세종대왕함 등 기존 이지스함 3척도 개량을 거치면 SM-6를 탑재할 수 있다. 군은 2025∼2031년 총 100여 기의 SM-6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SM-6는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미사일은 물론 항공기까지 다양한 표적을 요격할 수 있다. 최대 음속의 3.5배 이상으로 비행해 35km 고도까지 상승할 수 있고, 최대 사거리는 460여 km에 이른다.

SM-6는 우리 함정이나 한반도 인근의 미군 함정을 향해 날아오는 북한 탄도미사일 등을 요격하는 임무를 일차적으로 수행한다. 이지스함과 구축함, 군수지원함 등으로 이뤄진 우리 해군의 기동전단을 북한 핵미사일 공격에서 보호하는 것. 유사시 우리 군 지휘부와 한미 주요 군 기지,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기반시설을 겨냥한 북한 핵미사일 공격을 패트리엇, 중거리지대공미사일(M-SAM),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지상요격체계와 함께 방어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군 안팎에선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고각 발사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더 높은 고도에서 요격 능력을 갖춘 SM-3 미사일 등을 도입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지스함에 장착되는 SM-3는 고도 500km의 적 탄도탄까지 파괴할 수 있다. 미일 이지스함은 최대 요격 고도가 1200km에 달하는 SM-3 개량형을 실전 배치한 상황이다.

● 北, 고체엔진 미사일로 핵우산 무력화 노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신형 IRBM용 고체엔진 시험에 성공했다면서 공개한 내용과 사진에 따르면 이번 IRBM용 고체엔진은 기존 신형 ICBM 화성-18형의 추진체(엔진)를 개량한 것이 유력하다. 엔진 크기와 추력 등만 ‘다운사이징’한 것으로 한미는 보고 있다.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KIDA) 북한군사연구실장은 “화성-18형용 대형 고체엔진을 중·단거리용으로 줄이는 것은 기술적 장벽이 낮다”고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 북한은 액체추진 탄도미사일을 기습 효과가 높은 고체 미사일로 속속 교체해 왔다. 앞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 대남타격용 단거리미사일(SRBM)을 완성 배치했고, 미 본토 어디든 때릴 수 있는 화성-18형까지 시험에 성공했다. 이젠 IRBM까지 고체엔진으로 갈아 끼우겠다는 것. 고체엔진은 액체엔진과 달리 사전 연료 주입이 필요 없어 발사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연료 주입 과정에서 발사 징후도 한미가 위성 등을 통해 포착하기 쉽지 않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신형 IRBM은 괌과 알래스카 등 미군 기지를 겨냥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IRBM 사거리는 3500∼5000km로, 평양 기준에서 괌(약 3500km)을 타격하기에 최적화된 무기다. 군 관계자는 “SRBM과 ICBM에 이어 신형 고체엔진 IRBM을 개발해 ‘고체 핵무기 3총사’를 완결지으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바다의 패트리엇#sm-6 요격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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