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위기일까 전략적 엄살일까…국민의힘, 수도권 판세 엇갈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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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8월 21일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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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8.21.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8.21. 뉴스1
‘내년 4월 총선 수도권 전망’을 놓고 국민의힘 내부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낙관론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주장과 이번에도 수도권 선거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런 목소리의 두 진원은 지도부 및 주류와 수도권 현역 의원 및 원외 당협위원장들이다.

한 지도부 인사는 최근 여론조사 등을 봤을 때 수도권 선거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했다. 자체 조사 결과 서울을 중심으로는 민주당과 해볼 만하다고, 경기 지역은 다소 쉽지 않다는 게 전반적인 당 지도부의 분위기라는 것이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2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선거를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하지만 데이터상으로는 현재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다소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대선 당시 호남 20% 득표를 주장한 이준석 전 대표 사례를 들어 “압도적으로 이긴다고 하면 지지층 결집보다는 중도층의 선택과 판단이 흔들릴 수 있다”고 하는 등 현재 당내 수도권 위기론이 전략적 판단에 가깝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반면 현장의 목소리는 상반된다. 수도권 총선 위기론을 공개적으로 거론해 온 윤상현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지역구 민심에 대해 “정말로 좋지 않지만 여론조사에서는 우리가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며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이 있어서 샤이 민주당 지지자들의 여론조사 결과가 잡히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도권 판세를 두고 당내 입장이 갈리자, 비수도권 지도부의 한계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을 중심으로 현 지도부가 수도권 밑바닥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서울 원외 당협위원장은 통화에서 “현 지도부가 너무 안이한 것 같다”며 “당내 비판적인 주장을 받아줘야 하는데 내부 총질이라고 하고 배에 구멍내면 안 된다는 식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위기론의 또다른 배경은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무당층과 대통령의 지지율 정체 현상 등을 꼽을 수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실시하는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2월3주 27%를 기록한 무당층은 꾸준히 상승 7월3주 38%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 기간 국민의힘 지지율은 30% 중후반대, 민주당은 20대 초반대다.

대통령 임기가 절반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부의 중간 평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여파 이전인 20대 총선과 비교할 때 상황은 녹록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20대 총선을 8개월 앞둔 2015년 8월 당시 박 전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은 40%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총선 결과는 수도권에서 30여석에 불과했다. 현재 윤 대통령의 지지율과 여당 지지율이 20대 총선 때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윤상현 의원은 “총선은 대통령의 지지율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금 대통령의 지지율이 35%~40%를 왔다갔다 한다. 45% 정도는 돼야 우리가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르면 오는 24일 사고당협 당협위원장 인선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 선거의 또다른 아킬레스건인 인물론을 타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미 당안팎에서는 수도권 인재 고갈론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비리에만 기대 총선 준비가 되겠냐. 타깃이 소멸되면 무슨 대책이 있느냐”며 “정권교체 덕에 지난 지방선거 때 특수는 다 누렸는데 별다른 준비도 없이 인재고갈이 된 수도권 대책은 있냐”고 반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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