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독재정치, 반대편 악마화가 시작…낡은 이분법 청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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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10일 12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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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제36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광야에서’를 합창하고 있다. 왼쪽부터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뉴스1
10일 오전 서울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제36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광야에서’를 합창하고 있다. 왼쪽부터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0일 제36주년 6·10민주항쟁을 맞아 “독재정권의 통치는 언제나 권력의 반대편을 악마화하는 것에서 시작됐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낡은 이분법 청산하는 것이 6월 정신 지키는 길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내가 선(善)임을 입증하는 가장 간편한 방법은 상대편을 악(惡)으로 규정하는 것인데 지금도 이런 과오를 범하지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6월은 저절로 오지 않았다. 우리는 모두 오만한 권력에 저항했던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에 빚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선열들이 목숨 걸고 지키려 한 것은 ‘국민이 주인인 세상’”이라며 “이념과 계급 따위로 사람을 구분하고 통치하려는 야만적 권력을 끊어내고 모든 국가구성원이 진정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고 노력한 만큼의 몫이 보장되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만들고자 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권력은 누군가를 편 가르며 진실을 가리고 민주주의의 후퇴를 유발하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스스로를 감시해야 한다”며 “노동자를 갈라치기 하거나 사법의 이름을 빌려 진영 내분을 획책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사악한 구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년 전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님 생전에 그 손 꼭 붙잡고 했던 약속을 다시 마음에 새긴다”며 “선열에 부끄럽지 않은 정치를 하겠다. 오직 주권자의 요구에 기민하게 응하고 건설적 대안으로 잘하기 경쟁하는 정치를 만드는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정부의 기념식 불참을 묻는 말엔 “대한민국의 진정한 민주주의를 시작했던 오늘 이 현장을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들이 보이콧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극히 사소한 이유를 핑계로 공식적 정부 행사를 비토한다는 것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정부의 옹졸함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행정안전부는 16년 만에 처음으로 6·10민주항쟁 기념식을 주최하지 않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에는 행안부 산하 공공기관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구호로 내건 행사 후원 단체에 이름을 올린 게 영향을 미쳤다. ‘32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위원회’가 8일 낸 지면 광고에 정권 퇴진 문구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기념사업회는 설명 자료를 통해 “해당 단체가 협의 없이 대통령 퇴진 요구 등의 정치적 내용을 포함했다”며 “지원금도 집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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