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일관계 봄이 찾아왔다” 野 “내주기 회담에 국민 굴욕”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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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韓日정상 공동회견 엇갈린 반응
與 “경제 협력 장애물 제거 성과”
野 “이 정도면 日에 선물넘어 조공”

한일 정상회담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의 환송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본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성남=뉴스1
한일 정상회담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의 환송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본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성남=뉴스1
16일 한일 정상의 공동기자회견을 지켜본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한일 관계에 봄이 찾아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으로 한일 공동 번영의 새 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윤 대통령의 정상회담 성과를 치켜세운 반면 민주당은 “받은 것은 하나도 없고 내주기만 한 회담”이라고 혹평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방일 성과를 바탕으로 국회 차원의 한일 협력 강화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그러나 이날부터 장외 시위를 시작한 민주당은 윤 대통령 귀국 이후에도 친일 공세를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 與 “과거사 직시” vs 野 “선물 넘어 조공”
이날 오후 한일 양국 정상의 공동기자회견이 끝난 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양국 간 최대 현안이었던 강제징용 배상문제는 과거사를 직시하면서, 상호합의가 가능한 지점에 이르렀다”며 “일본의 수출 규제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문제를 해결해 경제적 협력 관계를 가로막던 장애물도 제거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일 정상회담은 한국이 주도적으로 국제 정세를 돌파하여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고도 의미를 부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와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과 관련해 “대일 굴욕외교 중단하라”란 구호를 외치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와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과 관련해 “대일 굴욕외교 중단하라”란 구호를 외치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반면 민주당은 이날 정상회담과 이어진 공동기자회견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혹시나’는 ‘역시나’로 끝났다. 한일 양국 정상이 만났지만 끝내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는 없었다”며 “일본 정부의 후안무치한 태도에도 윤 대통령은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옹호하기에 급급했다”고 주장했다. 과거사에 대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의 사과가 없었던 점을 지적한 것. 안 수석대변인은 또 “이 정도면 선물을 넘어 조공”이라면서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에게 이런 굴욕을 안기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 것이냐. 굴종외교다”라고 했다.

민주당은 여세를 몰아 이런 반일 공세를 국회 바깥에서도 이어갈 계획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윤 대통령 방일 기간에 맞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인다.

● 與野 회담 전부터 극명한 입장차
양당의 신경전은 한일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전부터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한 대승적 결단이다. 이웃사촌 일본과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국가 원수인 대통령이 삼권분립까지 위반하며 일본에 납작 엎드린 것”이라고 반발한 것.

윤 대통령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배웅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은 안보위기와 경제위기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며 나아가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한 고뇌에 찬 결단”이라며 이번 윤 대통령 방일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같은 당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과거에 대한 정리를 가장 잘한 것이 ‘DJ(김대중 전 대통령)-오부치 선언’이다. 그걸 계승해서 우리 미래에 방점을 두는 게 이번 한일 정상회담”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과업을 앞세워 민주당 비판에 응수한 것.

반면 민주당은 “대(對)일본 굴욕 외교를 중단하라”며 반일 공세에 당력을 총집중했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당 회의에 윤 대통령과 박진 외교부 장관 등 5명을 을사오적에 빗댄 ‘강제동원 계묘5적’ 피켓을 들고 나왔다. 그는 “일본 앞에서 윤 대통령은 스스로 강조해 온 법치주의마저 능멸했다”며 “이는 탄핵 사유”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강제동원 해법 즉각 철회”, “전범기업 배상 이행 촉구”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한일 정상회담#공동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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