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SLCM 발사에 어뢰발사관 이용한 듯… 핵 투발수단 ‘다양화’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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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13일 15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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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2일 전략순항미사일 2기를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훈련을 진행했다고 1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12일 전략순항미사일 2기를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훈련을 진행했다고 1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12일 잠수함에 수평으로 장착돼 있는 어뢰발사관을 이용해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시험발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제기돼 주목된다.

이에 따라 북한이 SLCM 전력화에 이어 향후 핵탄두 소형화에까지 성공하면 어뢰발사관이 장착된 북한의 모든 잠수함이 잠재적인 전술핵 투발수단이 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1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전날 오전 북한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의 잠수함에서 발사된 SLCM 2발을 포착했다.

북한은 그동안 잠수함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쏜 적은 있으나, SLCM을 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원점으로 지목된 신포 일대엔 북한 해군의 잠수함 기지와 SLBM 개발시설 등이 있다.

1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3.3.13/뉴스1
1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3.3.13/뉴스1
북한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이번 미사일 발사에 신포급(고래급) 잠수함 ‘8·24영웅함’이 사용됐다고 밝히며 발사 당시 사진을 공개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쏜 SLCM 2발 가운데 최소 1발은 해당 잠수함의 수직발사관(VLS)이 아닌 어뢰발사관에서 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8·24영웅함’엔 VLS가 1문만 탑재돼 있어 2발을 연달아 쏘는 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VLS를 이용해 SLCM을 쏠 땐 미사일이 수직 방향으로 솟구쳐 오르는 반면, 어뢰발사관을 이용하면 경사 각도로 수면을 뚫고 날아가게 된다. 이런 가운데 이날 노동신문에 공개된 이번 미사일 발사 현장 사진엔 미사일이 경사 각도로 상승하는 모습만 담겨 2발 모두 어뢰발사관으로 쐈을 가능성 또한 제기되고 있다.

북한 해군은 현재 최대 70척가량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관계 당국과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상당수가 공기압축식 어뢰발사관을 탑재한 재래식 잠수함일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어뢰발사관에서 쏠 수 있는 SLCM을 전력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533㎜급 이상의 어뢰발사관을 가진 북한의 모든 잠수함에서 이를 운용할 수 있단 얘기가 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정보분석관도 “과거 미국에서도 중거리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를 533㎜급 어뢰발사관에서 발사할 수 있도록 직경을 0.52m로 제작한 사례가 있다”며 “북한이 그동안 순항미사일의 직경을 통제해온 건 지상발사 순항미사일과 SLCM 개발을 통합해 진행해왔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이처럼 어뢰발사관에서 발사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을 전력화한다면 현재 대잠작전 수행에 필요한 해상초계기 전력이 부족한 우리 군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을 통해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잠수함 부대들의 수중 대(對) 지상공격 작전 태세를 검열 판정했다”며 “다양한 공간에서의 핵전쟁 억제수단들의 경상적(經常的) 가동 태세가 입증됐다”고 주장, SLCM의 실전배치됐음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을 낳았다.

그러나 우리 군 관계자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3월 동계훈련 막바지 검열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정상적으로 변함없이 이뤄지는 상태란 뜻의 ‘경상적 태세’란 용어를 썼지만, 우린 초기 단계의 시험 발사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또 이번에 쏜 SLCM이 ‘전략순항미사일’이라며 전술핵 투발수단임을 암시했지만, 우리 군 관계자는 “단정 지어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시험 보도 내용 중 일부가 과장된 걸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류 분석관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와 노동신문 보도 내용에 대해 “작년부터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전술핵 위협과 기습 핵 공격능력에 대한 과시의 연장임과 동시에 이 같은 위협 수준을 실체화하겠다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류 분석관은 “2019년 이후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탄도·순항미사일 위협은 북한의 전략·전술핵 투발 위협을 현실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 같은 위협이 계속 증대된다면 이를 재래식 전력으로 대응할 수 있을 기회 역시 무의미한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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