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된 北개성공단에 ‘통근 버스’ 찍혀…무단 가동 정황 포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5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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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개성공단의 모습. 2022.2.3/뉴스1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개성공단의 모습. 2022.2.3/뉴스1
북한이 폐쇄된 개성공단에서 우리 기업의 설비를 최근 무단 사용한 구체적인 정황이 포착됐다.

1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민간위성 사진업체 ‘플래닛랩스’가 이달 1일 촬영한 위성 사진에는 개성공단 내 파란색 버스 여러 대가 주차돼있는 장면이 찍혔다. 이곳은 한국 중소기업 ‘제씨콤’ 사가 위치한 곳이다. 이후 14일까지 버스들이 목격됐고, 버스의 위치는 계속 달라졌다고 VOA는 보도했다. 8, 9일에는 버스가 건물 쪽으로 바짝 붙었다. 14일에는 버스가 좀더 중심부에 자리잡았다. 버스의 주차 형태가 달라진 건 하루 단위로 이 차량들이 드나들고 있다는 의마라고 VOA는 전했다.

위성 사진에 찍힌 버스들은 과거 현대자동차가 북한 노동자의 통근을 위해 제공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제씨콤 앞 건물 공터에선 2021년 8월 이후 버스 8, 9대가 정차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된 바 있다. 이 회사는 과거 인터넷용 광통신 케이블과 커넥터 등을 생산했던 곳이다. 북한 노동자들은 최근에도 이곳에서 같은 제품을 만들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은 가동 중단 이후 최근까지 공단 내 최소 10여 곳 공장에서 무단 사용을 의심할 만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한국의 ‘쿠쿠전자’ ‘명진전자’ ‘만선’ ‘태림종합건설’의 공장 부지에서도 정기적으로 차량이 정차하고 트럭이 물건을 싣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VOA는 보도했다.

개성공단은 남북 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2005년 가동을 시작해 120여 개 한국 업체가 입주하는 등 최대 5만 명의 북한 노동자를 고용해 운영됐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6년 2월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이후 북한이 개성 공단의 설비를 무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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