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당 화합에 역할 마다않겠다”…전대 역할 여지도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25일 23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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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후 “당의 화합을 위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혀 전대 역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불출마 기자회견을 한 뒤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전당대회 준비를 도왔던 인사들과 마지막 식사를 했다. 정양석·박종희·윤종필 전 의원과 대변인 역할을 했던 김민수 전 성남분당을 당협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은 나 전 의원 모친의 기일이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은 참석자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출마 준비 과정과 불출마 결심의 소회를 밝히는 한편 ‘전당대회 역할론’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 전 의원은 “불출마는 오로지 당의 단합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것)”이라며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좌중에서는 “전당대회에 역할이 있으면 할 수도 있는 것”이라는 언급도 나왔다고 한다.

다만 나 전 의원은 아직 김기현·안철수 의원 측의 연대 타진에 전혀 대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 전 의원은 식사 자리에서 자신의 불출마 결정에 당내 입지와 인간관계, 대통령실과의 소통, 와병 중인 부친의 만류 등 다양한 요인이 있었으나 “당의 화합”이라는 취지가 가장 컸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불출마 선언 뒤 페이스북에 자신의 상징적 영상 3개를 올렸다. 순서대로 대선 전날인 지난해 3월8일 윤석열 대통령후보 마지막 유세 발언, 2019년 3월12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교섭단체대표연설, 2019년 10월3일 개천절 광화문 집회 발언 영상이다.

자신이 국민의힘(한국당)과 윤석열 정부 소속임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찬을 마친 뒤에도 불출마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답변을 일관했다.

다만 현실적 이유로는 ‘선거 방향을 잡기 어려웠다’는 측면이 가장 강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반윤’은 죽어도 안 되고 ‘친윤 반장(장제원 의원, ’윤핵관‘ 지칭)’으로 갔어야 했는데, 이게 아주 복잡해서 메시지를 어떻게 가져갈지가 제일 어려웠다”고 밝혔다.

일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등 정부직을 받아들였고, 이후 대통령실과 당내 주류 세력이 한 목소리로 나 전 의원을 강하게 압박해오는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선거 전략의 폭이 매우 좁았다는 것이다.

‘양강’ 구도를 형성한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모두 연대 의사를 강하게 타진해오는 가운데, 나 전 의원은 일단 서울 동작을 지역구 활동을 이어가면서 22대 총선 준비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나 전 의원은 “(현 시점에서) 대통령의 길에 걸림돌이 되지 않고, 총선에 역할이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좌중에서는 “일보 전진을 위한 이보 후퇴”라는 말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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