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수도권 사령관 나와야” vs 김기현 “입당 잉크도 안 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7일 11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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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처분 리스크 해소’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 사실상 돌입

국민의힘 김기현(오른쪽)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 7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의원 모임인 ‘혁신24 새로운 미래’에 참석해 관련 책자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김기현(오른쪽)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 7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의원 모임인 ‘혁신24 새로운 미래’에 참석해 관련 책자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이 지도체제를 둘러싼 극심한 혼란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수습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내년 2월 전후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당권을 둘러싼 경쟁도 사실상 돌입한 분위기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화상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어제부로 우리 당을 옥죄던 가처분의 굴레를 벗어 던졌다”며 “처음부터 법원이 자율적인 정당 활동에 개입한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었지만 다행히 어제 모든 가처분 신청이 각하되거나 기각돼서 당이 안정을 되찾게 돼서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6일 이준석 전 대표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해 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지난 8월 26일 법원이 당시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집행 정지 결정을 내리면서 집권 여당이 혼란에 빠진 지 41일 만에 ‘가처분 리스크’가 해소된 것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운데)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운데)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와 관련해 주 원내대표는 “앞으로도 정당 운영이 법원의 결정 좌우되는 일이 있어선 안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동안 당내 문제로 국민들과 당원들께 걱정을 끼쳐서 대단히 죄송하다”며 “이제 모두 심기일전해서 단합된 모습으로 민생경제 회복과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서 노력에 경주해야 될 때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도 “당을 짓누르던 가처분의 터널에서 벗어나게 된 것 같다”며 “심기일전해서 국민이 국민의힘을 정말 신뢰하고 믿을 수 있는 당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더 잘 하도록 다짐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아직 중간평가를 하기는 이르지만 지난 문재인 정권의 실패한 정책들과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정책감사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예의를 지키지 않거나 잘못된 국감을 하더라도 우리가 똑같이 대응하지 말고 품격 있게 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합참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합참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은 정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 체제로 정기국회를 마무리한 뒤 내년 2월 전후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차기 당권을 둘러싼 경쟁은 이미 시작된 모습이다.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안철수 의원과 관련해 “2014년에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를 했다. 우리 당에 입당한 지 아직 잉크도 채 안 마른, 몇 달 밖에 안 됐다”며 “(정치 입문 이후) 10년 동안 창당, 합당, 탈당을 8번 반복했다. 우리 당 내에서 마음을 얻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의원은 “당이 정통성을 회복할 때가 된 거 아니냐, 그동안 중구난방으로 전열이 흐트러져 있었으니 정통성을 가진 당 대표를 세워서 단일대오로 통합해 나가야 된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한다”며 “그런 면에서 제가 해야 할 역할들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안철수의 10년, 언론인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안철수의 10년, 언론인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앞서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안 의원은 지난 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당원들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차기 당 대표 역할은 총선 승리이며, 최전선이 수도권”이라며 “수도권은 중도 표심을 가진 유권자들이 많고, 지난 10년 동안 현역 정치인 중에 가장 오랫동안 고민하고 그분들이 선거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힘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수도권에서 전방에 있는 사령관이 나와야 빨리빨리 신속하게 대응하고 수도권에 맞게 전쟁을 치를 수가 있는 것 아니겠냐”며 “현재 전국의 모든 단위의 선거를 전부 지휘해본 경험이 있는 유일한 정치인이며, (2016년 총선 당시) 38석 교섭단체도 이미 만들어서 경쟁력도 증명했다”고 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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