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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동북아근현대역사연구소, 첫 심포지엄 개최…현대 한일관계 문제 짚어

입력 2022-08-11 23:29업데이트 2022-08-12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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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정회(회장 김일윤)가 설립한 싱크탱크 동북아근현대역사연구소가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현대 한일관계를 주제로 첫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역사연구소 연구위원과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들이 참석해 크게 3가지 주제로 한일관계 문제를 짚었다. △국교 정상화 이후 한일관계의 추이와 현주소를 살펴보고 △오늘날의 갈등을 낳은 한일 역사인식의 추이와 현황을 짚어본 뒤 △변화된 국제환경에서 새로운 한일관계의 구축방안을 제시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역사연구소 자문위원장으로 위촉된 정재정 서울시립대 명예교수(전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는 “현재 한일관계는 ‘냉전 또는 복합골절상태’”라고 비유하면서 한일 양국의 위상변화에 따른 국민감정에서 이러한 상황이 초래됐다고 분석했다. 또 양국 정치세력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한일관계를 활용했던 까닭에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고 지적하면서 “한일관계 인식의 착각과 오류, 선입관과 편향성을 바꿀 새로운 현대한일관계사상을 정립하자”고 제안했다.

한일 역사인식의 추이와 현황을 발표한 남상구 동북아역사재단 정책연구실장은 “일본은 1993년 호소가와 모리히토 발언 이후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발언, 1998년 오부치 선언, 2010년 간 나오토 담화, 2015년 아베 신조 연두 기자회견 등 식민지배와 침탈에 대하여 총론적으로는 반성하고 사죄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으나 종군 위안부, 강제동원 등 구체적 사안에 들어가면 그들의 위법성이나 강제성을 부정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로 인해 한일 간 갈등이 갈수록 증폭돼 갔다는 게 남 실장의 설명이다.

박철희 서울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한일관계의 국제정치적 측면을 도외시한채 피해자 중심주의 관점에서 접근해 동맹국 미국과 관계 강화가 아니라 중국 등에 기대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서 한일관계를 더욱 어렵게 몰고 갔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 국제사회는 세계시장에서 특정 국가들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공급 관계를 구축하는 문제로 발전해갈 것이므로, 기술적, 경제적으로 상호 의존성이 강한 한일 양국이 동반자 관계로 발전할 경우 크게 유리한 국면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발표 후 역사연구소의 자문위원들인 심규선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이명희 공주대 교수,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현대송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 등이 나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심 전 국장은 “한일관계가 악화한 것은 양국이 수직관계서 수평관계로 구조적 변환을 겪으면서 ‘미니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졌기 때문”이라며 “두 나라는 ‘불가능한 최선’을 위해 내셔널리즘을 앞세워 소모적인 갈등을 벌일 것이 아니라, ‘가능한 차선’을 위한 냉철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상호 존중과 양보의 길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 센터장은 “일본의 한국 불신 분위기가 심각하여 한일관계의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한일 관계의 뇌관으로 자리잡은 일본기업의 강제징용 배상 현금화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기금을 조성하거나 재단을 설립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고, 한일청구권협정 제3조에 의한 중재안도 염두에 두어야 하며, 최종적으로는 식민지 시대의 피해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특별법 제정도 고려하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역사연구소는 이어 10월에는 ‘한일의 역사 현안 어떻게 풀 것인가?’ 12월에는 ‘한일의 건설적 미래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제2회, 제3회 심포지엄을 열어 한일 갈등 원인을 분석하고 그 해법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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