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산송장 아니니 할 얘기 할뿐…혁신위, 이준석 사람들로 채워”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정진석 의원, 박대출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8일 이준석 당대표를 향해 혁신위원회 추진이나 우크라이나 방문 등을 비판한 데 대해 “명색이 최다선(5선) 의원으로 있는데 산송장이 아닌 이상 필요할 때 필요한 이야기는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부의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준석 대표에게 악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당권 투쟁을 한 것도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정 부의장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자기 정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저는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우리 당의 취약점, 어디에 말하기 어려운 치부를 가까이서 들여다봤다”며 “지도부 측근에게 ‘당협 쇼핑’을 허락하면서 공천 혁신 운운은 이율배반적이지 않느냐? 묻는 이들이 많다”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 대표는 정 부의장이 글을 올린 후 약 1시간 뒤에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유명한 어록을 인용, “어차피 기차는 갑니다”라고 응수했다.

정 부의장은 앞선 자신의 페이스북 메시지에 대해 “저 개인이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며 “여러 당원, 의원들의 의견이 있을 때 제가 대신 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가) 우크라이나에 갈 수 있다”면서도 “지방선거 직후 우크라이나를 제일 먼저 달려가는 것이 우선순위였을까. 그거보다는 윤석열 정부의 기대를 건 지방선거 민의를 곱씹으면서 집권 여당으로 어떻게 윤석열 정부를 튼튼하게 뒷받침할까 하는 책임과 역할을 고민하는 토론을 먼저 해야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그러면서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시비를 걸어 이 대표를 끌어내리려고 하냐는 등 억측으로 연결돼 당혹스러웠다. 이 대표는 당 기여도가 많은 사람이고 더 잘하라는 의미로 노파심에서 정치 선배로서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정 부의장은 최근 발족한 당 혁신위원회와 관련해 최재형 혁신위원장, 천하람 혁신위원 두 사람을 두고 “이 대표와 아주 가까운 분들인 것 같다”고 평가하며, “이준석 혁신위로 시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최 위원장을 두고는 “(지방선거 공관위 때) 이 대표가 ‘최 위원을 꼭 공관위원으로 선임해주십시오’ 얘기했다”며 “나머지 분들이 어떻게 채워질지 두고봐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정 부의장은 윤석열 정부를 “A+”로 평가하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가 만만치 않다. 여러 가지 여론조사 지표가 윤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긍정적인 점수를 주고 있다. 지방선거 압승은 윤석열 정부의 퀄리티 스타트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인사 중용에 대한 비판에는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평생 검찰에 몸담아온 윤 대통령이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하면서 적재적소의 인물을 찾는 과정으로 본다”고 말했다.

후반기 원구성을 둘러싼 여야 갈등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지금와서 다시 갖겠다고 몽니를 부리는 것은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된 우상호 의원에 대해 “우 의원이 법사위를 고집한다는 얘기는 쉽게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회 올스톱 상황을 극복하는데 여야 노력해야 하고, 우 의원이 이 문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