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尹 집무실 이전 마땅치 않아…정말 위험” 공개 쓴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6일 2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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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JTBC 손석희 전 앵커와 대담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JTBC 손석희 전 앵커와 대담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하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에 대해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며 “정말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윤 당선인이 공을 들여 추진 중인 ‘1호 과제’를 겨냥해 공개적으로 강도 높게 쓴소리를 쏟아 부은 것.

문 대통령은 26일 공개된 jtbc ‘대담―문재인의 5년’ 2회(녹화는 14, 15일 진행)에서 “집무실을 옮기는 게 국가의 백년대계인데 어디가 적절한지 여론 수렴도 해보지 않았다”며 “안보 위기가 가장 고조되는 정권 교체기에 3월 말까지 ‘방 빼라, 우리는 5월 10일부터 임무 시작하겠다’ 이런 식”이라며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이어 “어디가 적절한 곳일지 충분히 논의하고, 국방부와 합참(합동참모본부)이 안정적으로 이전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게 한 후에 집무실을 이전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루라도 청와대에 있지 못하겠다’는 식의 결정과 일처리 추진 방식은 참 수긍하기 어렵다”면서 “청와대라는 공간이 의식을 지배해서 소통을 못하게 된다? 그게 잘 납득이 되겠느냐”며 윤 당선인 측을 겨냥해 쏘아 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윤 당선인 측의 그간 발언에 대해 작심한 듯 조목조족 반박하며 날을 세웠다. 문 대통령은 “(당선인 측이) 잘 알지 못한 채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하면 그것은 조금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하는 게 제 의무”라고 지적했다. 윤 당선인이 거듭 주장한 ‘선제타격론’ 관련해서도 “외교 경험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며 “대통령 모드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버르장머리를 고친다’고 거칠게 표현하는 것은 국방부 장관이나 합참의장 정도면 모르겠으나 국가 지도자로는 적절하지 못하다”고도 했다. 윤 당선인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공약에 대해서도 “오로지 선거용 발언이지 대통령 모드라면 달라질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도중)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왜곡된 프레임이 작동했다”며 이는 자신을 향한 잘못된 공세였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재임 중 가장 평가를 잘 받지 못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제가 제왕적 대통령이었을까요”라고 반문하면서 이같이 말한 것.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선 “한국과의 관계에서만큼은 아주 좋았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발사됐고 이건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라며 “지금은 평가하기에 적절한 국면이 아니다”며 평가를 유보했다. 다만 북한 7차 핵실험이 임박한 상황 속에서도 문 대통령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따라 한반도 평화가 무산됐다’는 지적에 대해 “그럼 5년간의 평화는 어디로 갔느냐”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한국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어처구니없는 주장, 기본이 안 된 주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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