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7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 측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검토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어디서 나오는 얘기로는 이전 이유가 ‘현재 청와대에서는 집무실과 비서실이 떨어져 있어 비효율적’이라고 말을 한 것을 들었는데, 현 청와대는 대통령이 본관에서 근무를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때는 거기서(본관 집무실) 하셨던 것 같지만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비서실과 집무실 간 거리를 없애기 위해 근무하기 좋은 본관을 마다하고 비서동으로 내려와 있다”며 “그래서 대통령이 찾으시면 1분 안에 대통령을 뵐 수 있다. 그런데 집무실과 비서동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런 효율을 높이려 이전한다는 논리는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현재와 전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전날(16일) 출연한 한 라디오 방송에서도 윤 당선인 측이 현 청와대를 ‘구중궁궐’로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소통은 장소나 지리적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현재 윤 당선인 측은 국민과의 소통을 늘리기 위한 취지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검토 중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같은 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집무실 이전 취지에 대해 “권위주의 잔재 청산 의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광화문, 그리고 국민 곁으로 다가가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지금의 청와대 구조는 국민보다는 대통령에 더 집중하는 구조”라며 “비서동에서 대통령의 집무실까지 올라가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1분 1초도 허투루 버리지 않겠다고 한 만큼 대통령과 비서진, 국민이 특별한 거리를 두지 않고 실시간으로 신속하게 민생을 해결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를 왜 나와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동까지의 거리를 예로 들며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이와 관련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비서동부터 대통령 집무실까지 걸리는 시간을 확인해 봤다며 김 대변인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옮긴 지 5년이 됐다”며 “(김 대변인의 말을 듣고) 제가 직접 조금 전에 시간을 확인했는데 소요시간은 뛰어가면 30초, 걸어가면 57초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헉헉”이라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은 민정수석실 폐지와 인사권 문제를 두고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청와대 내부에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 의제로 지목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과 인사권 조정 문제가 공론화된 데 대해 불쾌한 기류도 감지된다.
박 수석은 전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 무산에 대해 “편하지 않은 자리가 된 것”이라며 “(이철희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등이) 무거워진 회동 자리를 허심탄회한 자리로 만들 수 있을지 논의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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