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갈라치기 잘못” “전쟁 같았던 22일”… 정치권서 나오는 반성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0일 20시 07분


코멘트
사진공동취재단
사진공동취재단
3·9 대선이 끝나자마자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에선 반성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최소 득표 차로 승패가 갈린 탓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에선 “2030 여성에 배려가 부족했다”는 자성이, 더불어민주당에선 “부동산 민심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성찰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10일 MBC라디오에서 “2030 여성들에게 좀 더 소프트하게 접근하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선거 전략에서 돌이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젠더 갈라치기’라는 비판을 받아온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해서도 “앞으로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공약 수정의 여지를 남겼다.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등의 공약을 잇달아 내놓으며 이른바 ‘이대남’으로 불리는 20대 남성 유권자 표심 공략에 집중했다. 그 결과 전날 발표된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서 윤 당선인은 20대 이하 남성에서 예상 득표율이 58.7%로 과반을 이뤘지만 20대 이하 여성 득표율은 33.8%에 그치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58.0%)에게 크게 밀렸다.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TBS라디오에서 “저희의 본뜻은 그게 아니었음에도 결과적으로는 젊은 여성들이 가졌을 만한 소외감이라든지 배타적인 감정에 대해 앞으로 배려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민주당도 뒤늦은 반성문을 내놨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부동산 민심을 결국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고 서울에서 33만 표 지는 결과로 나타났다”며 “결국 전체 25만 표 진 것에 서울이 큰 숫자를 차지했다”고 대선 패배 원인을 진단했다.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이 후보 본인으로선 억울한 부분이겠지만 대장동 의혹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했다”며 “야당의 공격에 대해서도 해명이 제대로 안 된 부분도 패인(敗因)”이라고 지적했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든가 책임을 남 탓하는 것이 민주당의 고질적 잘못”이라고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 84일 앞으로 다가온 6월 지방선거에 대비하기 위해 민심 앞에 한껏 자세를 낮췄다. 김영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쓰라린 패배의 아픔에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며 “국민들의 뜻에 미처 달하지 못한 부족함을 인정하며 다시 힘을 내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썼다. 김용민 최고위원도 “분노하거나 원망하지 않겠다. 하던 일을 마저 하겠다”고 적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