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될라’…李-尹 서로 배우자 논란 언급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3일 2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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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3사 공동주최로 열린 3·9대선 첫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상파 방송3사 공동주최로 열린 3·9대선 첫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나란히 ‘배우자 리크스’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열린 첫 TV토론에서 상대방의 배우자 문제를 단 한 번도 꺼내들지 않았다.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는 과잉 의전 및 법인카드 사용 논란에,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는 이른바 ‘7시간 통화 녹취’ 논란에 각각 직면한 상황. 그러나 120분 동안 펼쳐진 이날 토론에서 후보자의 부인이 언급된 건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질문이 유일했다.

● 李-尹 모두 ‘부인 공격’ 안해
당초 이날 TV토론을 앞두고 여야 모두 “두 후보자의 부인을 포함한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한 난타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왓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두 후보는 자유 주제 토론에서도 부인을 포함한 가족 관련 의혹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두 후보의 부인이 언급된 건 심 후보가 윤 후보를 향해 “얼마전 폭로된 녹취록에서 부인 김건희 씨가 ‘나랑 우리 아저씨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편이다’라고 했다”고 말한 단 한 번이었다.

두 후보가 상대방의 부인을 언급하지 않은 건 표면적으로는 “네거티브 공세를 자제하겠다”는 설명이지만, 속내는 자칫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질문이 돌아올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 후보는 토론 전부터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하며 윤 후보 배우자에 대한 공세를 자제해 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 역시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에 대한 의혹을 토론에서 제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네거티브 대신 정책 검증이 우선돼야 한다고 윤 후보가 판단한 것 같다”며 “김혜경 씨 관련 공세가 자연스럽게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논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 李, 부인의 연이은 의혹에 “국민께 송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설 명절인 1일 오전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경북 안동김씨 화수회 사무실을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설 명절인 1일 오전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경북 안동김씨 화수회 사무실을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그러나 TV토론이 시작되기 전 여야는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 논란과 관련해 치열한 공격과 수비를 펼쳤다. 이 후보는 이날 부인 김혜경 씨 관련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했지만 국민의힘은 “‘김혜경 방지법’을 만들겠다”며 총공세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도 재직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지사로서 직원의 부당행위는 없는지 꼼꼼히 살피지 못했고 저의 배우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일들을 미리 감지하고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 더 엄격한 잣대로 스스로와 주변을 돌아보려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모자랐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부인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보도된 내용을 포함해 도지사 재임 시절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이 있었는지를 감사기관에서 철저히 감사해 진상을 밝혀주기 바란다”며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경기도는 이날 “언론을 통해 인지한 내용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과 함께 즉시 감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김혜경 씨 관련 논란을 “황제 갑질”로 규정하며 대대적인 공세를 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봉사해야 할 공무원을 몸종 부리듯 갑질을 했다니 ‘김혜경방지법’이라도 나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선대본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김 씨는 당장 대국민 사과에 직접 나서고 감사가 아닌 수사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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