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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14일의 쇄신’…페이퍼 줄이고, 사과 빨라졌다

입력 2022-01-20 10:26업데이트 2022-01-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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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인천역 앞 광장에서 ‘산업화·교역일번지’ 인천지역 공약 발표를 마친 후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2.1.10/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선대본부에 페이퍼가 사라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메시지가 짧고 강렬해졌다.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글자 공약으로 2030세대 표심을 자극하더니, 인공지능(AI) 아바타는 “달파멸콩” 한 마디로 화제를 일으켰다. 생활밀착형 정책공약을 1분 안에 설명하는 ‘공약 쇼츠’는 열흘 만에 50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변화의 시작은 해체였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중앙선대위를 전면 해체하고 선거대책본부를 출범했다. 모호했던 정체성을 바로잡고, 복잡했던 의사결정체계는 ‘직보 체제’로 뜯어고쳤다. 실무진 아이디어 수용률도 비약적으로 높였다. 당내에서는 “페이퍼(서류)만 쌓이던 조직이 뛰기 시작했다”는 말이 나왔다.

20일 국민의힘 선대본부에 따르면 유튜브를 통해 생활밀착형 공약을 소개하는 ‘59초 쇼츠’는 10개 영상은 지난 18일 기준 누적 조회수 546만회를 돌파했다. 지난 8일 첫 영상으로 공개한 ‘전기차 충전요금 5년 동결’은 130만 조회수를 넘었다.

‘59초 쇼츠’는 1분 미만의 유튜브 영상을 통해 공약의 핵심 내용을 쉽고 빠르게 풀어주는 콘텐츠다. 윤 후보는 ‘공약이 훌륭해도 길고 복잡하고 대중에 전파되지 않는다’는 건의를 받아들였고, 결과적으로 ‘대박’을 쳤다는 것이 선대위의 설명이다. 현재 쇼츠 영상들은 적게는 5만에서 많게는 10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8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59초 공약 쇼츠’를 공개했다.(유튜브채널 윤석열 갈무리)© 뉴스1

신개념 콘텐츠는 이뿐만이 아니다. 윤 후보는 단문 형태의 ‘한 줄 공약’, 유권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AI 윤석열’을 매일 선보이고 있다. 19일에는 여러 플랫폼에 흩어져있는 메시지와 정책을 한눈에 모아서 볼 수 있는 공식 카카오톡 채널도 신설했다. ‘매머드 선대위’로 불렸던 과거 중앙선대위에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콘텐츠들이다.

콘텐츠 생산 주체는 대부분 청년들이다. ‘59초 쇼츠’는 김동욱·박민영·오철환 청년보좌역이 총괄하고 있다. 정책본부가 만든 공약 중에서 생활에 밀접한 정책을 골라 스크립트(대본)를 만들어 올리면 이준석 당 대표와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즉석 결재하는 방식이다. 윤 후보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올려 화제가 됐던 ‘여성가족부 폐지’ 한 줄 공약도 청년보좌역의 아이디어였다. ‘AI 윤석열’은 김용태 당 청년최고위원이 최고결정권자다.

당 청년들이 ‘최전선’에 나설 수 있던 배경에는 윤석열 후보의 결단이 있었다. 윤 후보는 지난 6일 선대본부를 출범하면서 보고체계를 ‘직보 체제’로 단순화하고, 청년보좌역의 아이디어는 최대한 수용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현재 선대본부 의사결정체계는 1~2단계로 간소화됐다. 청년보좌역이 메신저로 올린 아이디어를 윤 후보가 직접 읽고 승인하는 경우도 많다.

선대위 관계자는 “중앙선대위 시절에는 하나의 아이디어나 정책이 윤 후보에게 보고되기까지 많게는 6단계의 중간 결재를 거쳐야 했다”며 “현재는 본부장급 선에서 결재가 이뤄지거나(1단계), 본부장이 윤 후보에게 결재를 받는 1~2단계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의 행동과 결단도 눈에 띄게 신속해졌다. 부인 김건희씨의 ‘통화 녹취록’ 일부가 MBC 방송을 통해 공개되자 곧바로 사과하고, ‘무속인 고문’ 논란이 터지자 네트워크본부를 즉각 해체한 것이 대표적이다. 과거 ‘전두환 옹호 발언’과 부인의 ‘허위 경력 의혹’ 논란 당시, 윤 후보가 상당 기간 침묵하면서 반발 여론을 키웠던 것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윤 후보가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고 3개월간 시행착오를 겪었고 지지율도 하락하면서 본인 먼저 달라지겠다는 결단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선대위 관계자도 “윤 후보가 고민을 많이 하고 주변의 조언도 많이 수용했다”며 “자세를 낮추고 지하철역이나 길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는 등 전과는 많이 달라진 인상을 받고 있다”고 했다.

윤 후보도 대선을 50일 앞뒀던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절체절명의 심정으로 선대위를 해체하며 ‘조금만 시간을 내어달라, 확실하게 다른 모습으로 변화된 윤석열의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2주였다”고 소회하기도 했다. 이날은 선대본 출범 2주째가 된 날이었다.

정치권은 윤석열 후보의 ‘쇄신’이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지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는 신속하게 대응하고, 메시지와 정책에 속도를 높여 유권자와의 접촉면을 크게 높였다는 설명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후보가 무속인 고문 논란이 터지자마자 네트워크본부를 해체한 것은 상당히 효과적인 선택이었다”며 “불필요한 논란이 확산할 계기 자체를 없앤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짧고 선명한 메시지와 공약에 집중하는 전략도 윤석열 선대본이 제자리를 잡아간다는 인상을 준다”며 “내부 계선이 단순해지고, 막혔던 언로가 뚫린 결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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