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유럽 고지도에 표기된 ‘동해’…韓-헝가리 기록관리 MOU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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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4일 0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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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 (청와대 제공) 2021.11.1/뉴스1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 (청와대 제공) 2021.11.1/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헝가리를 국빈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는 3일(현지시간) 헝가리 국가기록원을 방문했다.

김 여사는 이날 헝가리 국가기록원에서 열린 한-헝가리 국가기록원 간 기록관리 업무협약식에 참석했다. 이날 양국 국가기록원장은 한국어와 헝가리어로 번갈아 조선에서 선교활동을 펼쳤던 헝가리 신부 ‘버이 삐떼르’(Vay Péter)의 글 중 일부를 낭독했다.

삐떼르 신부는 1902년 고종 황제를 알현한 최초의 헝가리인으로 선교활동을 하면서 20세기 초 조선의 문화와 민초들의 생활, 커지는 일본의 영향을 우려하는 글을 일기와 에세이, 기행문 형태로 남겼다.

김 여사는 ‘이 민족과 국가에게 미래의 중요한 역할이 기다리고 있음을 나는 항상 확신하고 있었습니다’라는 피테르 신부 글에 대해 “100년 후 한국 국민들께 보내는 편지 같은 글”이라고 평가했다.

김 여사는 “격동의 시기에 그 어떤 무력과 가혹함에도 결코 무너지지 않고, 더욱 강하게 저항하는 조선인들의 고귀한 자존심이 기록됐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또 삐떼르 신부가 부산을 두고 ‘아시아 대륙의 관문 역할로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머나먼 여정의 종착지’로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분단 이후 단절된 남과 북의 철도를 연결하고, 한국과 러시아, 유럽을 잇고자 하는 대한민국의 구상을 완벽하게 예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기록보존 기술과 인적 교류를 통해 한국과 헝가리 양국의 국가기록원이 동서양 기록의 보고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오늘의 기록이 100년 후 두 나라의 후손들에게 뜻깊은 역사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버이 삐떼르 헝가리 신부. (청와대 제공) © 뉴스1
버이 삐떼르 헝가리 신부. (청와대 제공) © 뉴스1

헝가리 국가기록원은 1756년 유럽 최초 기록보존소로 설립돼 현재는 약 3000㎞에 달하는 방대한 문서를 보존·관리하고 있다. 소장 기록에는 17세기 이후 우리나라 관련 기록이 다수 있으며, 한국 국가기록원은 1989년 헝가리와 수교 이후 관련기록 7만여건을 수집했다.

이날 체결된 한국과 헝가리 국가기록원 간 업무협약(MOU)은 Δ기록 사본 제공 협조 Δ전문가 조사·연구 및 인적 교류 지원 Δ출판 및 전시 공동행사 기획·추진 등을 골자로 한다.

헝가리 국가기록원은 한반도 동쪽 바다를 ‘소동해’(小東海, MARE ORIENTALE MINVS)라고 표기한, 1730년에 제작된 고지도를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 18세기 유럽에서도 한반도 동쪽 바다가 ‘동해’로 인식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1739년도판이 가장 많이 존재하는 가운데 헝가리가 소장해 온 이 지도는 희귀한 초판본인 1730년판이라고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밝혔다.

이날 양국 국가기록원은 각각 기록물 복제복원과정 기술도 시연했다. 한국 국가기록원은 ‘조선왕조실
헝가리 국가기록원.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헝가리 국가기록원.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록’ 중 ‘세종장헌대왕실록’의 능화무늬 표지 제작과정을 시연하며 한지의 우수성과 우리의 기록보존기술을 알렸다. 김 여사는 이 복제본을 헝가리에 선물로 전달했다.

한편 한국과 헝가리는 국가기록원 간 MOU 외에도 이번 문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Δ4차 산업혁명 공동대응 Δ보건산업 협력 Δ문화예술 협력 Δ외교훈련 협력에 대한 MOU를 체결하고 청소년 교류·가족정책 협력 공동의향서(LOI)에 서명했다.

(부다페스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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