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 1주차 마무리…北도발 없었지만 ‘부실’ 우려 여전

  • 뉴스1
  • 입력 2021년 8월 21일 0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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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계류 중인 미군 헬기. 2021.8.10/뉴스1 © News1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계류 중인 미군 헬기. 2021.8.10/뉴스1 © News1
북한의 도발 위협 속에 시작된 올 후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의 1주차 일정이 마무리됐다.

한미 양국 군 당국은 지난 16일 한미연합사령부 주관 아래 북한의 공격에 따른 전면전 상황을 가정한 후반기 연합지휘소연습(21-2-CCPT)에 돌입했으며 20일까지 1주차 일정을 소화한 데 이어, 오는 23일부터 2주차 일정을 이어간다.

군 당국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을 이유로 이번 훈련 규모를 예년에 비해 대폭 축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훈련 목표 달성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는 모습. 그런 군 안팎에선 ‘부실 훈련’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CCPT는 매년 전·후반기 실시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이다. 훈련 때마다 세부 시나리오엔 차이가 있지만, 통상 1부 ‘방어’와 2부 ‘반격’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반격’ 훈련은 2주차 일정에 포함되는 게 일반적이다.

올 후반기 CCPT는 오는 26일까지 실시된다. CCPT엔 전투참모단 등 한미 양국 군의 지휘부 및 그 증원 병력만 참가하며 야외 실기동훈련(FTX)은 포함되지 않는다. 지난 3월 실시된 전반기 CCPT 역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만 진행됐다.

이런 가운데 올 후반기 훈련은 한미 양국 장병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앞선 2차례 훈련 때보다 참가 병력을 더 줄인 채 사실상 ‘사상 최소’ 규모로 실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군 당국이 코로나19를 이유로 CCPT 규모를 줄인 건 작년 후반기와 올 전반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이 막 시작된 작년 전반기엔 CCPT가 아예 취소되기도 했다.

지난 16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탈곡장. 2021.8.16/뉴스1 © News1
지난 16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탈곡장. 2021.8.16/뉴스1 © News1

그러나 정치권 등에선 연이은 한미훈련 축소 실시가 ‘북한 눈치 보기’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이번 한미훈련을 앞두고도 지난 1일과 10·11일 연이은 담화를 통해 한미 당국을 비난했다. 북한 측은 한미훈련이 ‘북침 연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군 안팎에선 특히 이번 훈련 참가 병력이 최소화되면서 군 안팎에선 “제대로 된 훈련 시행은 물론, 사후 강평 또한 쉽지 않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직 군 관계자는 “훈련 중엔 사전에 정해진 시나리오 외에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연습도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지금 인원으론 시나리오만 따라가기도 벅찰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한미 양국 군은 올해까지 3년째 병력 수십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연합 FTX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FTX·CPX 병행을 통한 ‘작전계획’ 검증·보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한미연합전력의 상호 운용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한미 양국 군의 연합 FTX는 대대급 이하 부대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일각에선 “전시 대비 훈련에서 ‘필수 인원’과 ‘비필수 인원’을 구분해서 운용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군 당국의 설명대로 이른바 ‘필수 인원’만으로 이번 훈련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면 자칫 ‘국군 병력 수를 지금보다 더 줄여도 된다’는 얘기로 들릴 수 있단 이유에서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증원 요원을 제외한 인원은 (이번 훈련에) 최대한 참가시켰다”며 “필수 요원들은 다 훈련하고 있기 때문에 전시에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 측은 우리 군의 CMST가 시작된 10일 오후부터 남북한 당국 간 통신선을 이용한 우리 측의 정기통화 시도에 불응하고 있다. 특히 한미훈련 ‘본훈련’(CCPT) 개시를 하루 앞둔 15일엔 동해 동북방 일대에 항행경보를 발령, 미사일 시험발사 등 무력시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북한군은 한미훈련 시작에 앞서 지난달 하계훈련에 돌입했다. 북한군의 하계훈련은 통상 9월까지 진행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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