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방硏, 靑에 제공하던 ‘北비핵화지수’ 남북 경색되자 산출 중단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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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부터 매달 안보환경 평가
野 “수치 반토막 나자 눈치 보기”
국방硏측 “신뢰성 불충분 판단”

국방부 산하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2018년부터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 정부 고위당국자들에게 제공해온 북한 비핵화 지수를 지난해 12월부터 산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은 국방부와 KIDA가 남북 관계 훈풍이 불던 시기 정부 입맛에 맞게 지수를 도입했다가 남북, 북-미 관계가 악화되면서 수치가 반 토막 나자 산출을 중단했다고 비판했다.

19일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에 따르면 KIDA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2018년 7월부터 ‘비핵화, 평화체제 이행 여건을 포함한 안보환경 평가지수’를 내기 시작했다. 비핵화 지수는 매달 KIDA 교수들과 외부 전문가 30명이 북한의 대남 정책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대북 정책 등 여러 안보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한 점수를 종합한 수치다. 지수를 처음 내기 시작한 2018년 7월 한반도 정세를 50점으로 설정해 이후 비핵화 여건에 따라 점수가 높아졌다 낮아지는 방식이다.

비핵화 지수는 매달 한두 차례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부, 각 군의 고위 정책결정자들과 주요 부서 과장급 이상 당국자에게만 비공개로 제공돼 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돌연 집계가 중단됐다. 공교롭게도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직전인 2월 18일 60.6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6월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34.9점)로 지수의 하락폭이 가팔라지던 시점이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지난해 말부터 남북 관계 및 미중 갈등 등 국제 정세를 고려해 지수가 상승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평가를 중단한 것 아니냐”면서 “KIDA가 정부 고위정책자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KIDA는 한 의원 측에 “수치화에 오해의 소지가 있고 연구의 신뢰성이 불충분하다는 판단하에 중단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한국국방연구원#kida#북한 비핵화 지수#산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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